단 하나
무언가는 포기해야만 한다.
나는 회사를 다니며 책을 읽고 글을 쓴다. 스스로 이 정도면 괜찮은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이 전업이 아니기에 ‘이 정도면’이라는 면책권을 스스로에게 주고 있다. 모른척하고 싶지만 사실이다.
회사에서의 좌절감을 상쇄하고 스스로 자존감을 채우기 위해 글을 쓰는 것 같다. 회사에 인생을 걸 명분도 딱히 없다. 슬프지만 생계수단이다. 아주 가끔은 능력 있는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착각이다. 공무원만 되면 그럭저럭 행복할 줄 알았다. 이전과 별반 다르지가 않은 건 왜일까. 공부방을 할 때고 그렇고 방문교사를 할 때도 그렇고 과외를 할 때도 그랬다. 어디든 잘난 사람들 천지다. 나는 항상 주변인으로 어정쩡하고 애매한 존재였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뭘 해도 마찬가지다. 남과 비교하지 말라고 하지만. 사회에서는 항상 비교가 된다. 마음속으로 꿋꿋하게 '괜찮다'라고 외쳐보지만, 타인의 잣대에서 여전히 백 프로 자유롭지 못하다.
팀장이 바뀌었다. 주간업무를 몇 개 정리해서 팀장에게 제출했다. 팀장은 '더 없냐'라고 한다. 이런 말을 들으면 내가 자꾸 작아진다. 질책당하는 기분이다. 나이 들어 들어간 직장이라 나보다 나이가 적은 사람이 팀장인 경우가 많다. 나이가 어린 상사에게 이런 말을 들어서 기분이 별로다. 기분이 나쁜 건 나쁜 거다. 내가 예민한 걸까? 내가 꼰대일지도 모르겠다. 뭐든 제 나이에 맞는 인생을 살아야 한다. 인생은 참 거지 같다.
어디에 무게를 두고 살아야 할까?
각자의 무게중심은 다르다.
나는 어디에 무게를 두고 살아야 할까?
워라벨이라는 말이 과연 현실에서 가능할까?
자꾸 겉돌게 된다.
여전히 난 아웃사이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