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제주도란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내 핸드폰 유튜브 보관함에는 소유의 제주도 [푸른 밤]이 들어 있다. 가슴이 답답할 때 혹은 기분 좋을 때도 듣는다. 제주도 여행은 언제나 좋다. 단점이라면 길어야 3박 4일 일정이라는 게 문제다. 제주도 한달살이는 나에게도 로망이다. 한 달 정도면 충분할까? 제주도 살이는 퇴직 후 1순위 지역이다. 그런데 제주도 살면 양평이 가고 싶을 것 같다. 지금은 제주도 대신 양평을 간다. 제주도에 가면 홍대 닭꼬치가 그립겠지? 광장시장 빈대떡과 육회도 먹고 싶겠지? 모든 선택에는 기회비용이 있으니까. 제주도 바다로 대체할 수 있을까?
사람들이 제주도에서 살고 싶은 이유는 단순히 바다 때문만이 아닐 것이다.
바쁜 도시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어서다.
자유의 상징
공무원 시험에 떨어지고 신랑이랑 제주여행을 갔었다. 갑자기 간 여행이었다. 자동차 렌트를 안 하고 제주올레길을 걷기로 했었다. 숙소도 가서 정하기로 했다. 요일도 평일이고 해서 숙소 잡는 건 걱정하지 않았다. 올레길을 걷다가 밤이 돼서야 숙소를 알아보았다. 올레길 근처 숙소를 정할 참이었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과 달리 예약이 다 찼다는 거다. 우리는 담벼락에 기대어 않아 인터넷으로 숙소를 검색하고 있었다. 우리 앞에 할아버지 한 분이 뒷짐을 지고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우리는 가벼운 묵례만 하고 스마트폰에 집중했다. 할아버지는 곧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서는 커다란 귤 몇 개를 건네주셨다. 마당에 키우는 귤인데 보기보다 맛이 괜찮다고 하시면서 주셨다. 처음에 우리는 귤이라고 해서 놀랐다. 크기가 거의 한라봉만 했다. 우리는 고맙다고 하고 귤을 먹었는데 크고 맛있었다. 사실 할아버지가 곁에 와서 우리를 구경하길래 속으로 왜 저러시나 싶었다. 나는 이방인이며서 낯선 사람들을 경계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우리는 몇 번의 거절을 당하고 우리가 있던 곳과 멀리 떨어진 곳에 게스트하우스를 얻었다.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숙소 이름이 영어로 되어 있었다. 알고 보니 사장님이 말레이시아분이었다. 우리는 2인용 방을 구해서 다행이다 싶었다. 게스트 하우스는 오랜만이었다. 화장실, 욕실, 거실, 주방 모두 공용이다. 대충 씻고 거실에서 좀 있다가 들어가기로 했다. 손님은 별로 없어 보였다. 거실에 아저씨로 보이는 한 분이 계셨고 8인실에는 외국인 여자 2명과 남자 1명이 있었다. 나는 혹시라도 누가 영어로 말을 걸까 봐 방으로 들어가고 싶었지만, 신랑은 '어디 외국인 없나?' 하는 사람이다. 거실에 있던 사람도 우리 신랑 같은 부류였다. 인사를 하더니 말을 걸어왔다. 아내랑 아들, 처제랑 같이 한국에 놀러 왔다고 했다. 아내가 한국 드라마 팬이어서 서울은 여러 번 갔었는데 제주 도은 처음이라고 했다. 아들을 소개해 주었다. 우리는 맥주를 몇 병 같이 마셨다. 나는 미소를 짓고 고개를 끄덕이며 있었다. 그 아저씨는 나에게 자꾸 말을 걸었다. 자신은 일본어도 할 수 있는데 나보고 일본어는 가능한지 물었다. 이 아저씨 뭐지? 나의 아킬레스건을 모두 건드리다니. 내 전공은 일본어다. 지우고 싶은 과거다. 우리나라에서 전공이라고 다 잘하는 건 아니지 않나? 나만 그런가? 그 아저씨는 얄밎게도 꼬치꼬치 묻는다. 어설픈 영어단어와 바디랭귀지로 즐거운 대화를 나눴던 것으로 기억한다.(푸하하)
나에게 제주도는 낯선 곳이면서 친숙한 곳이기도 하다.
제주도에서 만난 낯선 사람들, 우연히 찾은 나만의 맛집, 바다
낯선 사람들이 좋을 때가 있다.
내가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들을 만나면 편할 때가 있다.
그래서 자유로움을 느끼는지도 모르겠다.
<사진출처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