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공부방은 왜 망했을까?

실패 뒤돌아 보기

by 성희

내 공부방은 왜 망했을까?


이 질문을 수도 없이 되뇌내였다. 공부방을 시작한 이유는 이전 글에도 올렸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불안감이 높은 사람이다. 신랑이 회사를 다니지만 언제 퇴사를 할지 모르는 일이다. 혹여, 이혼을 하게 된다면 아이들을 키워야 하는데 그러려면 돈을 벌어야 한다. 나는 쓸데없이 걱정을 많이 한다. 나도 안다. 하지만 사람 일은 아무도 알 수 없다고 난 생각한다. 우리 친청 아빠에 대한 불신감이 내 삶에도 반영되는 것 같다. 불평하는 게 아니다. 어렸을 때 가정환경이 이러저러해서 내가 지금 이렇게밖에 살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내 불안감의 뿌리가 어디에서 왔을지 생각해 봤을 뿐이다. 불안은 동전의 양면 같다. 잘 컨트롤을 하면 자기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위축되거나 잘못된 길을 갈 수 있다. 내가 터득한 이 불안을 컨트롤하는 방법은 이렇다. 먼저 내가 불안함을 많이 느끼는 사람이라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다. 그다음은 이 불안을 없애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거다. 이렇게 하면 원초적인 불안은 사라진다.


나의 불안을 없애기 위해서 공부방을 시작했다. 생각만큼 잘 되지는 않았다. 한 달에 한 번씩 프랜차이즈 공부방 회의가 있었는데 그곳에서는 실적이 좋은 선생님들이 나와 강연을 한다. 성공담이다. 기억나는 두 분이 있다. 한 분은 어머니들과 상담을 자주 하면서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주는 전략을 취했다고 했다. 또 한 분은 지방에서 공부방을 하시는 분인데 아이들을 정말 좋아하는 분인 것 같았다. 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치는 것외에 아이들에게 관심을 쏟으셨다. 공부 분량을 잘 지키는 친구들에게는 상을 주고, 그렇지 못한 친구들에게는 격려를 해주고, 이 분도 부모들과 정기적으로 소통을 하셨다고 한다.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나의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소통 때문이었던 것 같다. 처음에는 정기적으로 한 달에 한번 전화도 하고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의 부모도 그냥 알고 있으려니 생각했던 것 같다. 아이들을 잘 가르치는 일이 부모한테 전화해서 이러니 저러니 이야기하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살면서 느낀 것 중 하나는 어떤 일을 하든 간에 ‘조화’롭지 못하면 사단이 난다는 것이다. 물론 아이를 가르치고 아이에게 모르는 개념을 이해시키는 일에 방점을 두고 해야 하는 게 맞다. 하지만 난 학교 선생님이 아니다. 공부방은 사교육기관이다. 목적을 이루기 위해 부모들은 돈을 내고 아이들을 보내는 곳이다. 부모와의 소통이 그만큼 중요한 관계였다.


사실 부모에게 전화하는 일이 즐겁지 않기도 했다. 공부라는 것이 한두 달 했다고 실력이 눈에 띄게 느는 것도 아니고 할 말도 딱히 없었다. 부모가 억지로 보내서 오는 아이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어쩌면 나는 소통이 중요하다는 걸 어렴풋이라고 알고 있었던 게 분명하다. 공부하기 싫어하는 아이 부모에게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하나. 고민도 했었다. 거짓말을 해야 하나. 그럴 바에는 전화 같은 건 안 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내 중심적으로 생각하고 그 좁은 생각 뒤에 숨어서 합리화했다.


왜 그렇게 그때는 쫄았을까? 지금 같으면 아이가 공부하는 것을 힘들어한다고 있는 그대로 말했을 것이다. 아이들이 힘들어하는 이유는 거의 동일하다. 잘 몰라서 그렇다. 모르니 문제 푸는 게 재미있을 리 만무하다. 공부가 좋다고 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물론 학구파들 빼놓고. 해야 하니까 하는 거다. 하다 보면 조금씩 아는 게 생기고, 아는 게 생기니까 그다음에 조금 더 잘할 수 있고 그런 거다. 아무튼 아이가 힘들어하는 부분이 있다면 이야기해주고 어떻게 아이를 지도할 것인지에 대해 말하면 된다. 그 이후의 문제는 내 손을 벗어나는 일이다. 떠날 사람은 떠나게 되어있다. 사탕발림으로 사람을 잡아둘 수 없을뿐더러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실패 원인은 첫 번째 소통하지 못했다. 두 번째로는 한 명이라도 놓치고 싶지 않았던 욕심 때문이었다.


나는 나의 실패를 가끔씩 떠올린다. 이유는 반복하고 싶지 않아서다. 실패를 했다고 해서 실패한 인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실패를 통해 배우면 된다. 나는 앞으로도 수많은 실패를 하게 될 것이다. 지금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풋)


돈을 벌기 위한 일이라도 돈이 목적이 되면 안 된다.

그래야 당당하게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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