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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산 Jul 15. 2023

정방폭포 10

― 문만 열면 태평양이다




정방폭포 10

― 문만 열면 태평양이다



 

정방폭포 앞에서 태평양을 본다

정방폭포 위에서 태평양을 본다

한라산을 등지고 태평양을 본다

제주도는 어디라도 문만 열면 태평양이다


제주(濟州)라는 말은 너무 슬프다


덕판배를 타고 거친 해상을 누비던 탐라국이

이웃나라 고려의 벼슬자리에 눈이 멀면서

탐라국은 물 건너 하나의 작은 고을이 되었다

용불용설처럼 출륙금지령이 오래 지속되면서 

덕판배는 사라지고 테우들만 명맥을 이었다 

강력한 해상독립국가로 다시 돌아갈 것인가

큰 나라 눈치를 보며 목숨을 연명할 것인가

이것이 문제로다 가슴의 문만 열면 태평양인데


1946년 8월 1일, 전라남도에서 분리되었다

전라남도 제주군이 제주도(道)로 승격되었다

인디언의 땅을 점령한 미국이 눈독을 들였다

섬은 스스로 문을 열지 않으면 섬에 갇힌다

연대와 환대로 마음을 열어야 섬을 지킬 수 있다

덕판배가 판옥선이 되고 거북선이 되는 동안

제주도 사람들은 테우를 타고 멜잡이만 했다

더 늦기 전에 이제는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태평양으로 가야만 한다


저 태평양을 보아라

파도가 파도의 등을 밀어주는 태평양을 보아라

바람이 바람을 안고 함께 가는 태평양을 보아라

토박이들이 먼저 이방인들을 안아주어야만 한다

현지인들이 먼저 이주민들을 품어주어야만 한다

연대하는 마음으로 환대하는 마음으로 대해야만

침략자들까지 감동하여 함께 하나가 될 수 있다

탐라국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꼭 그래야만 한다





* 탐라국(현 제주도)은 삼국시대에 이르러 백제, 신라와 관계를 맺는다. 그러나 탐라국이 육지에 직접 예속되어 행정구역으로 편제되기 시작한 것은 고려 중엽인 1105년(숙종 10)부터다. 1271년(원종 12)에 삼별초(三別抄)가 제주도에 웅거 하면서 몽골에 마지막까지 항쟁을 벌이다가 1273년에 패한 후 제주도는 원나라의 직할지가 되어 목마장(牧馬場)이 설치된다. 원의 직할 지였던 까닭에 다른 곳보다도 몽골의 문화적인 영향이 컸으며, 대규모 목마의 흔적으로 환경에도 뚜렷한 자취를 남겼다. 그 후 약 1세기 동안 제주도는 고려와 원나라 사이에 소속이 여러 차례 바뀌는 복잡한 과정을 겪다가 1367년(공민왕 16)에 완전히 고려에 복속된다. 조선시대에 들어 1416년(태종 16)에 한라산을 경계로 북쪽에 제주목(濟州牧)을 두고, 남쪽의 동부에는 정의현(旌義縣), 서부에 대정현(大靜縣)을 설치하여 전라도에 소속시켜 조선시대 동안 유지된다. 1864년에 정의현과 대정현을 군으로 승격했으며, 지방제도 개정에 의해 23부제(府制)를 실시함에 따라 1895년에 제주부를 설치하여 정의군, 대정군을 관할하도록 한다. 1896년에 다시 13도제(道制) 실시로 전라남도 제주군, 정의군, 대정군이 된다. 1914년에 시행된 군면 폐합 때 정의군, 대정군과 완도군 추자면이 제주군에 병합되어 제주군은 제주도 전역을 관할하게 된다. 1915년에 도제(島制)를 실시하여 제주도라 했으며, 1946년에 비로소 전라남도에서 분리되어 제주도(濟州道)로 승격하고 북제주군 및 남제주군을 신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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