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우리나라 문학동네는 이렇게 굴러가는구나
자신의 건강도 돌보지 못하면서 시인들을 뒷바라지하는구나
참으로 존경스러운 마당발이 우리 문학을 살찌게 하는구나
나도 이제 그에게로 가고 싶다
나도 이제 문학동네에 가서 아름다운 시인이 되고 싶다
나는 이제 겨우 우리들의 문학동네를 읽는다
나는 이제 겨우 김민정 시인을 거꾸로 읽는다
이어도서천꽃밭에서 김민정 시인의 시를 읽는다
창문 밖으로 호박과 호박잎이 보인다
내년에는 호박을 더욱 잘 심어서 호박잎을 많이 먹어도
호박이 잘 열리고 더욱 잘 자랄 수 있기를 소망한다
<너의 거기는 작고 나의 여기는 커서 우리들은 헤어지는 중입니다>
그의 최근의 시집을 읽고 쪽파를 심는다
대가 끊겼다며 아들 타령을 하는 조선시대를 생각하며 씨를 심는다
방치해 둔 쪽파에서 싹이 돋아나서 나도 샤프란 옆에 심는다
숨어있던 꽃무릇 옆에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처럼 파를 심는다
벌써 아침인데 반도 가지 못했다
이제 막 월라봉을 벗어나,
산방산까지는 아직도 멀었다
바다의 방에도
산의 방에도 가려면 서둘러야만 하겠다
아, 우리나라 문학동네는 이렇게 굴러가는구나
자신의 건강도 돌보지 못하면서 시인들을 뒷바라지하는구나
참으로 존경스러운 마당발이 우리 문학을 살찌게 하는구나
나도 이제 그에게로 가고 싶다
나도 이제 문학동네에 가서 아름다운 시인이 되고 싶다
나는 이제 겨우 우리들의 문학동네를 읽는다
나는 이제 겨우 김민정 시인을 거꾸로 읽는다
이어도서천꽃밭에서 김민정 시인의 시를 읽는다
창문 밖으로 호박과 호박잎이 보인다
내년에는 호박을 더욱 잘 심어서 호박잎을 많이 먹어도
호박이 잘 열리고 더욱 잘 자랄 수 있기를 소망한다
<너의 거기는 작고 나의 여기는 커서 우리들은 헤어지는 중입니다>
그의 최근의 시집을 읽고 쪽파를 심는다
대가 끊겼다며 아들 타령을 하는 조선시대를 생각하며 씨를 심는다
방치해 둔 쪽파에서 싹이 돋아나서 나도 샤프란 옆에 심는다
숨어있던 꽃무릇 옆에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처럼 파를 심는다
이어도는 최고
대상군 해녀네
깊은 물속으로
한 번 들어가서
나올 줄 모르네
비바람 불어도
모습 안 보이네
태풍이 불어도
나오지를 않네
해양 과학기지
테왁처럼 떠서
님을 기다리네
용궁으로 떠난
님을 찾아 나선
긴 사랑의 물질
끝날 줄 모르네
숨비소리 없이
돌아오지 않네
나도 님 찾아서
이어도로 가네
사랑을 찾아서
여의도로 게네
전복보다 좋은
여섬으로 가네
이어도 여의도
여섬이 되었네
산은 바다의 지붕 위에 떠 있고
바다는 산에서 내려온 물들의 집
수직은 수평 위에 서 있고
수평은 쓰러진 수직의 잔잔한 잠
산의 고향은 바다
바다의 고향은 산
하늘이 수직으로 떨어져
단애 아래 수평으로 걷는다
산은 바닥에서 다시 출발하고
바다는 또 하늘에서 내려온다
수직으로 떨어지는 목숨들
날아오르지 못하는 날개들
바닥이 너무 깊이 젖어
일어서지 못하는 수평선
허리 굽힌 윤슬이
툭, 어깨를 치며
손을 내민다
추석(秋夕), 가을 저녁이 참 좋다
가을 저녁이란 말이 참 좋다
내가 아마
가을 저녁쯤 되어서 그런지도 모른다
가을의 한가운데란 말보다
8월의 한가운데란 말보다
나는 왜 가을 저녁을 더 좋아하는 것일까
나는 어쩌면
가위를 무서워하기 때문일 것이다
가위라는 말을 무서워하기 때문일 것이다
나무들의 머리를 자르는 전단가위
우리들의 머리카락 자르는 이발가위
애끓는 마음까지 잘라버린 인연가위
배 속에 넣은 채로 봉합해 버린 수술가위
천의 피부를 싹둑, 싹둑 자르고
인연의 실을 뚝, 뚝 끊어버리는 바느질가위
붉은 피 똑똑똑 흘리며 사지를 절단하는 부엌가위
마늘 모가지 따는 농업가위, 공업가위, 어업가위
아, 담벼락에서 거시기를 노리던 그 큰 거시기 가위
사마천의 거시기까지 잘라버린 그 크고 무서운 가위
그리하여 나는 아직도 한가위보다 추석이란 말이 좋다
가을밤 보름달 속에서 큰 가위 하나 보인다
가을 저녁을 가위질하며 큰 보름달 하나 하늘을 가른다
소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칡과 등나무가
서로를 미워하며 키만 키우고 있었다
소나무는 목숨에 대하여 말해 주었으나
가슴속으로 흐르는 물길 소리를 듣지 못했다
소나무는 길을 알려주려고 숲과 숲을 이어주는
외나무다리가 되었다
뒤늦게 칡과 등나무는 서로의 강을 보았고
소나무가 말해주는 아름다운 길을 보았다
다투어 하늘로만 향하는 길을 틀어 강을 건넌다는 것은, 낭떠러지의 아득함과 절벽의 막막함으로 가는 길, 그래도 가야만 하는 우리들의 길
칡과 등나무는 외나무다리를 부여잡고 돌고 돌아
으르렁거리는 물살 위에서 겨우 손을 잡을 수 있었다
서로에게 가는 길은 멀고도 험난했으나
칡과 등나무는 서로를 안으면서 길이 되었다
먼 훗날 소나무 다리가 먼 길 떠난 뒤에도
칡과 등나무는 든든한 서로의 다리가 되리라
갈등(葛藤)의 다리가 강을 건너고 있다
1
외돌개 만나러 가서
선녀탕을 먼저 본다
외돌개 만나러 가서
코끼리를 먼저 본다
그대는 보이지 않고
하늘과 바다를 본다
범섬 문섬 섶섬 새섬
삼매봉, 한라산 본다
외돌개는 포구에서
내 마음을 붙잡는다
세월이 흘러도 녹슬지
않을 계류기둥, 돌 말뚝
2
사람들은 스스로
외돌개가 된다
외돌개에 와서
자신의 모습 본다
세월에 무너진
가슴들 쓸려가고
홀로 서 있는
자신만 남아있다
뒤늦게 울부짖는
파도의 통곡소리
3
포구에는 배들이
드나들고
우리들
마음의 포구에도
돌기둥은 필요하나니
혼자라서 외롭다고
울부짖는 그대여
다시 한번 돌아보라
세상에 혼자인 사람은
세상 어디에도 없으니
뿌리 쪽부터 돌아보라
세월이 흘러도 녹슬지
않을 돌기둥, 거기
또한 그대 서럽게 서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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