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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산 Oct 19. 2023

왜가리 한 마리

―  쉼터 일기 11





왜가리 한 마리

―  쉼터 일기 11





자정이 다 되어서 늦은 산책을 나간다

월대천변에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물소리만 가을밤 자장가를 부르고 있다

월대천 아래 징검다리를 건너려다

잠시 멈추어서 기다린다

한라산에서 내려온 물과 바다가 만나고 있다

그런데 아,

왜가리 한 마리

물속을 깊이 들여다보고 있다

그 많은 새들은 다 어디로 가고

저 한 마리만 야간근무를 하고 있는 것일까

배가 고파서 잠이 오지 않은 것일까

오늘은 하루 종일 한 끼도 먹지 못한 것일까

무슨 사연이 있길래

저리 혼자 나와서 일용할 양식을 구하는 것일까

나도 야간근무를 하지만

나는 그래도 동료들이 있어서 외롭지 않은데

저 왜가리의 슬픔은 얼마나 깊을 것일까

하늘을 올려다보니

달도 며칠을 굶었는지 배가 홀쭉하다









왜가리 한 마리

―  쉼터 일기 11





자정이 다 되어서 늦은 산책을 나간다

월대천변에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물소리만 가을밤 자장가를 부르고 있다

월대천 아래 징검다리를 건너려다

잠시 멈추어서 기다린다

한라산에서 내려온 물과 바다가 만나고 있다

그런데 아,

왜가리 한 마리

물속을 깊이 들여다보고 있다

그 많은 새들은 다 어디로 가고

저 한 마리만 야간근무를 하고 있는 것일까

배가 고파서 잠이 오지 않은 것일까

오늘은 하루 종일 한 끼도 먹지 못한 것일까

무슨 사연이 있길래

저리 혼자 나와서 일용할 양식을 구하는 것일까

나도 야간근무를 하지만

나는 그래도 동료들이 있어서 외롭지 않은데

저 왜가리의 슬픔은 얼마나 깊을 것일까

하늘을 올려다보니

달도 며칠을 굶었는지 배가 홀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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