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윤동주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산 Feb 12. 2024

병아리

윤동주 시인과 함께, 너에게 나를 보낸다 08




(동요) 병아리


 

"뾰, 뾰, 뾰 

엄마 젖 좀 주"

병아리 소리.


"꺽, 꺽, 꺽 

오냐 좀 기다려"

엄마 닭 소리.


좀 있다가 

병아리들은

엄마 품속으로

다 들어갔지요.


 _ (소화 11년. 1936.1.6. 윤동주 20세) 

저작 : 1936년 ( 20 숭실중#4 ) 01월 06일

발표 : 1936년 ( 20 광명중#4 ) 11월 < 가톨릭 소년 >



참 재미있는 동요다. 자꾸만 따라서 불러보고 싶어 진다. 뾰뾰뾰 엄마 젖 좀 주세요. 병아리가 조른다. 꺽꺽꺽 조금만 기다려라. 엄마가 달래준다. 병아리들은 자꾸만 엄마의 품 속으로 파고든다. 참으로 정겨운 모습이다. 참으로 평화로운 풍경이다. 우리들의 어린 시절에도 마당에는 언제나 그런 어미닭과 병아리들이 있었다. 좋은 시는 시대가 지나도 좋은 시로 남는다. 좋은 추억은 세월이 흘러도 우리들의 마음을 참 따뜻하게 해 준다. 


이 작품은 <고향집>과 같은 날인 1936년 1월 6일에 쓰인 동시로 간도 연길에서 발간하던 <가톨릭 소년, 11월호>에 발표하였다. 발표한 이후에 한 번 더 수정을 하였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엄마 젖을 찾는 병아리의 일상적인 모습을 통해 순수하고 맑게 표현되었다. 병아리가 포유류가 아니기 때문에 젖먹이 동물은 아니지만 엄마 품에는 언제나 생명을 살리는 젖과 같은 것이 있다는 인식이 시에 잘 나타나있다. 이 같은 인식은 윤동주 시인의 시 전체에 걸쳐서 잘 드러나는 면모다.



각 연의 첫 행은 의성법으로 둘째 행은 의인법으로 표현되었고 두 연은 대구(對句)로 구성되었다.

* 이 동요는 1936년 11월 < 가톨릭 소년 >에 발표한 이후에 한 번 더 수정을 하였다.

* 원문표기

- '엄마 품속으로' -> '엄마품으로'

- '다 들어갔지요.' -> '다들어갓지요.'





매거진의 이전글 고향집 ― 만주에서 부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