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시인과 함께, 너에게 나를 보낸다 09
빨랫줄에 걸어 논
요에다 그린 지도
지난밤에 내 동생
오줌 싸 그린 지도
꿈에 가본 엄마 계신
별나라 지돈가?
돈 벌러 간 아빠 계신
만주 땅 지돈가?
_ (1936년 초 예상. 윤동주 20세)
이 시는 1936년 초에 쓰인 작품으로 동생의 오줌으로 생긴 얼룩을 지도로 연상하여 어머니와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화자의 감정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다. 가족이 해체될 수밖에 없는 비참한 현실을 슬픔에 잠긴 아이의 생각을 통해 드러내고 있는데, 이는 나라를 잃고 슬퍼하는 식민지 백성의 암담한 현실을 연상케 한다. 이 시는 간도 연길에서 발간하던 <가톨릭 소년>에 1937년 1월호에 발표하였다.
아이들이 엄마, 아빠와 헤어져 있으면서 그리워하는 동심을 윤동주 시인은 자주 표현하는데, 그의 <창구멍>과 <햇빛, 바람>이라는 작품에서도 유사한 동심을 확인할 수 있다.
* '별나라 지도'에서 '만주 땅 지도'로 내려가는 점강법(漸降法)이 사용되었다.
* 두 지도는 '오줌 싼 얼룩'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시어다.
* 원문표기
- '오줌싸개 지도' -> '오좀 싸개지도'
- '빨랫줄에 걸어 논' -> '빨래줄에 거러논'
- '오줌 쏴서' -> '오좀쏴서'
- '엄마 계신' -> '엄마게신'
- '아빠 계신' -> '아빠게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