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시인과 함께, 너에게 나를 보낸다 38
산골짜기 오막살이 낮은 굴뚝엔
몽기몽기 웨인 연기 대낮에 솟나,
감자를 굽는 게지 총각 애들이
깜박깜박 검은 눈이 모여 앉아서
입술이 꺼멓게 숯을 바르고
옛이야기 한 커리에 감자 하나씩.
산골짜기 오막살이 낮은 굴뚝엔
살랑살랑 솟아나네 감자굽는 내.
_ (1936. 가을. 윤동주 20세)
1936년 가을에 쓴 작품이다. 산골짜기에 있는 오두막집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와 감자 굽는 냄새에 대한 묘사가 인상적인 시로, 단출하고 가난한 살림살이에도 불구하고 가족들의 오순도순한 인정이 따스하게 다가오는 작품이다.
문장의 말 차례를 바꾸는 도치법이 쓰인 시다. 도치법은 시인이 즐겨 쓰는 표현법 중 하나로 <서시>, <곡간> 등의 시가 있다.
'커리'는 '켤레'의 사투리다. 이 시에서는 탈놀음, 굿 따위에서 장을 세는 단위인 '거리'의 방언으로 추정되기도 한다. 켤레로 읽어도 된다. 두 사람이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감자를 하나씩 나누어 먹는 것으로 해석해도 좋을 듯,
* 원문표기
- '산골짜기' -> '산골작이'
- '오막살이' -> '오막사리'
- '낮은' -> '나즌'
- '몽기몽기' -> '몽긔몽긔'
- '모여 앉아서' -> '뫃여앉어서'
- '꺼멓게' -> '꺼머케'
- '옛이야기' -> '넷 이야기'
- '감자 하나씩' -> '감자하나식'
- '살랑살랑 '-> '살낭살낭'
- '감자 굽는' -> '감자굼는'
오늘은 우리들의 봄이 일제히 피어났던 날
1919년 3월 1일 봄을 부르는 꽃들의 함성
삼천리 금수강산에 태극기 꽃 피어나던 날
우리들의 봄이 비로소 깨어나 물결치던 날
복수초 개나리 진달래 매화꽃 목련꽃 따라
온갖 봄꽃들 피어나 우리들을 환하게 하던
아, 그날의 피, 꽃 함성 어디로 날아갔을까
꿈속에서 스킨답서스가 내 몸을 칭칭 감았다
에피프레넘 잎이 기울며 빛이 쏟아져 빛났다
곤줄박이, 박새, 참새, 직박구리, 멧비둘기, 까치,
노랑부리저어새, 먹황새, 흑두루미, 민댕기물떼새,
검은머리흰따오기, 물꿩, 구레나룻제비갈매기,
내가 이름을 알지 못하는 새들이 몰려와 나를 깨웠다
꿈속을 빠져나와 길을 걷는다
길가에서 동백꽃이 지고 있다
암술 하나 남기고 통으로 진다
후손들을 위하여 자리를 비운다
동박새도 자리를 비우고 떠난다
굴뚝새는 오늘도 바쁘게 드나들고
개똥지빠귀는 털갈이를 준비한다
목련꽃이 이제 막 외투를 벗는다
월대천 징검다리 건너며 뒤돌아본다
알코올 중독자였던 아버지를 생각한다
함께 몰려다니는 청둥오리들을 본다
식구들 먹여 살린 어머니를 생각한다
밤까지 사냥하는 왜가리가 생각난다
저 많은 물새들은 어디에서 잠을 잘까
지금껏 한 번도 날아보지 못했던 나는
언제쯤 하늘 높이 날아오를 수 있을까
선천성 심장병 환자로 태어났던 나는,
고창률 중광스님, 걸레스님 생가를 지나
중광길을 걸어서 내도동 알작지로 간다
바다도 오늘은 대한독립 만세를 부른다
거세게 일어나는 저 높은 의지를 보아라
목놓아 소리치는 저 몽돌들의 우렁찬 함성
온몬으로 아우성치는 저들의 열정을 보라
파도와 힘을 합쳐 열변을 토하는 독립 의지
나도 이제 만방에 독립 의지를 선포해야 한다
알코올 중독, 일 중독, 농약 중독, 도박 중독,
마약 중독, 쇼핑 중독, 돈 중독, 권력 중독,
도파민 중독, 욕망 중독, 섹스 중독, 절망 중독,
아, 너무 많은 중독에서 독립을 해야만 하리라
나는 이제 나의 자주독립을 위하여 떠나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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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gIqoeZpPJvY?si=yutp3W2FQHLRSMk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