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산 Mar 19. 2024

여백이 있는 꿂삶글

꿈삶글 19, 응원해 주신 독자님들께 작은 선물을 준비하려고 합니다


응원해 주신 독자님들께 작은 선물을 준비하려고 합니다. 여백이 있는 꿂삶글, 작은 시집 혹은 작은 노트 혹은 메모장, 그냥 <꿈삶글 노트>라고 하겠습니다. 지금은 구상단계입니다. 시집 크기로 하면 어떨까 생각 중입니다. 여백이 많은 책이 될 것입니다. 왼쪽에는 저의 꿈삶글을 인쇄할 예정입니다. 오른쪽에는 당신의 꿈삶글을 쓰시면 됩니다. 꼭 글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그림을 그려도 좋고 낙서를 해도 좋고 필사를 해도 좋습니다. 저를 응원해 주신 여러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약 130쪽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여유가 없으므로 제작비를 생각해서 종이책으로 만들 때는 사진은 가능한 넣지 않겠습니다.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아름다운 사진이나 그림을 담아서 좀 더 고급스러운 꿈삶글 노트를 만들겠습니다. 덕분입니다. 






당신의 『꿈삶글』을 응원합니다






당신의 꿈과 당신의 삶과 당신의 글을 응원합니다




1.   나는 이제 너에게 돌아간다

2.   너에게 나를 보내려고 

3.   개구리밥 상에 뜬 연잎  한 상

4.   감귤꽃 속에서 탱자가 보인다

5.   사랑해서, 덕분이다

6.   보려고 하면 다 보인다

7.   마음을 갈고닦아 빛나는 몽돌들

8.   너의 마음 위에 나의 마음을 올린다

9.   바다가 벗어놓은 발자국

10. 봄에는 모두가 손을 모은다

11. 고구마꽃이 피었다

12. 붉은 알을 낳아야만 한다 

13. 무화과, 너에게 나의 꽃을 보여줄게 

14. 무화과, 홀로 익어버린 사랑

15. 나를 사랑했던 눈사람

16. 한라산의 곰과 사자들은




1. 나는 이제 너에게 돌아간다


나는 이제 너에게 가야 한다

나는 이제 너에게 돌아간다 

나는 이제 너에게 들어간다 

나는 이제 너에게 스며든다 

나는 이제 너에게 숨을 쉰다

나는 이제 바다로 돌아간다

나는 이제 하늘로 돌아간다

나는 그렇게 파도처럼 간다

너는 그렇게 구름처럼 간다





2. 너에게 나를 보내려고 


너에게 나를 보내려고 나를 찾는다

너에게 나를 보내려고 너를 찾는다

나는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가

너는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가

너에게 나를 보내려고 먼저 찾는다

배 가득 나를 찾아서 실어가고 있다

배 가득 푸른 하늘이 실려가고 있다





3. 개구리밥 상에 뜬 연잎  한 상


너를 찾으려고 진흙을 뒤졌다

너를 찾으려고 물속을 뒤졌다

나를 찾으려고 흙속을 뒤졌다

나를 찾으려고 속살을 뒤졌다

개구리밥 상에 달처럼 솟았다

개구리울음소리 환하게 핀다

너의 숨소리가 환하게 보인다

너의 숨비소리 속까지 보인다

아직 홀로 서지 못하는 너와 나

뜬 잎 한 장의 실핏줄이 흐른다

너와 나의 가슴에 거미 한 마리





4. 감귤꽃 속에서 탱자가 보인다


감귤 꽃들이 환하게 피었다

감귤꽃 속에 너와 내가 있다

꽃 속에 글쎄 너와 내가 있다

우리는 저렇게 함께 살았구나

우리는 저렇게 한 식구였구나

감귤꽃 속에서 감귤이 보인다

감귤꽃 속에서 탱자가 보인다

탱자와 감귤이 한 집에 살았구나

너와 나는 처음부터 한 식구였구나

그래서 향기가 저렇게 가득했구나

우리들의 사랑은 천년을 살겠구나

우리들의 향기는 하늘로 가는구나





5. 사랑해서, 덕분이다


사랑이라서 고맙다

그리움이라서 더욱 고맙다

이제 너에게로 간다

푸른 하늘 깊은 곳으로

뱃고동소리 울리며 간다

들리는가 나의 심장소리

둥둥둥 북을 치며 간다

쿵쿵쿵 바다가 울린다

바다를 통째로 이끌고 간다





6. 보려고 하면 다 보인다


보려고 하니 모두 다 보인다

꿈에서 본 것들이 다 보인다

보려고 하니 비로소 보인다

보려고 하니 내가 보인다

보려고 하니 네가 보인다

바다에 숨어있던 것들이 보인다

하늘에 숨어있던 것들도 보인다

외도 앞바다에서 깊이 주무시던

관세음보살님도 서서히 보인다

파도소리가 목탁소리로 보인다

구름의 발자국에서 운판소리 들린다

누워계신 부처님께서 아침 샤워를 하신다

명상하던 부처님께서 저녁 샤워를 하신다





7. 마음을 갈고닦아 빛나는 몽돌들


저 눈빛들은 어디에서 왔을까

한라산에서 먼 길을 내려온 돌들

얼마나 많은 모서리들을 깨뜨려

저렇게 둥그런 마음이 되었을까

얼마나 많은 밤들을 어둠으로 울었을까

얼마나 많은 날들을  떠나야만 했을까

얼마나 많은 눈물을 바다에 쏟았을까

오늘도 젖어 있는 마음 말리고 있구나





8. 너의 마음 위에 나의 마음을 올린다


너의 마음 위에 나의 마음을 올린다

나의 마음 위에 너의 마음을 올린다

우리는 그렇게 한 몸으로 하늘이다

우리는 그렇게 푸른 하늘로 올라간다





9. 바다가 벗어놓은 발자국


바닷가 모래톱에 파도무늬가 가득하다

밤새 너를 찾아다닌 발자국이 가득하다

파도의 숨소리가 가지런하게 잦아든다

바다가 벗어놓은 발자국이 가지런하다

내 마음속에도 파도 발자국 선명하다

바닷가 모래톱에서 톱질 소리가 들린다





10. 봄에는 모두가 손을 모은다


봄에는 모두가 손을 모은다

우리는 간절히 손을 모은다

너와 나 간절히 손을 모은다

떡잎도 꽃잎도 손을 모은다

몸과 마음이 함께 손 모은다

하늘도 손을 모으고

공기도 손을 모은다

손을 모으면

껍데기는 스스로 떨어진다

봄은 언제나 기도의 신이어서

모아진 손에서 봄이 피어난다





11. 고구마꽃이 피었다


고구마꽃이 피었다

고구마꽃이 젖을 물리고 있다

꼬리박각시나방이 젖을 빨고 있다

고구마가 땅 속에서 젖을 준다

땅 속에서 어머니는

아직도 나에게 젖을 물리고 있다





12. 붉은 알을 낳아야만 한다 


고향집 바로 앞에

연어의 종착역 표지석이 있다

나는 연어가 되어

참으로 먼 길을 거슬러 돌아왔다

나도 이제 너를 만나

붉은 알을 낳아야만 한다 





13. 무화과, 너에게 나의 꽃을 보여줄게 


사람들은 꽃이 없는 줄 알지만

꽃이 너무 많아서 숨겨 두었지

꽃이 너무 붉어서 숨겨두었지

너에게만 남모르게 보여주려고 

깊이깊이 더 깊숙이 숨겨 두었지

너에게만 살짝이 길을 알려줄게

너에게만 온전히 꽃을 보여줄게

오직 너에게만 나의 사랑을 줄게





14. 무화과, 홀로 익어버린 사랑


너에게만 보여주려고 숨겨둔 꽃

너에게만 열어주려고 닫아둔 문

너에게만 달려가고픈 사랑의 발

너에게만 안기고 싶은 나의 가슴

이제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아무리 기다려도 너는 보이지 않고

새들이 쪼아대고 뱀이 똬리 틀어

홀로 익어버린 사랑 터질 것만 같아





15. 나를 사랑했던 눈사람


내가 사랑했던 눈사람

나를 사랑했던 눈사람

지금은 어디에 있을까

강물에 바다에 하늘에

구름이 되어서 흐를까

우리는 어디서 만날까

나를 사랑했던 눈사람

내가 사랑했던 눈사람





16. 한라산의 곰과 사자들은


한라산에 사는 곰과 사자들은

겨울에만 모습을 드러낸다

어쩌면

겨울에만 한라산으로 오는지

하늘에서 내려오는 신들을 따라서

겨울에만 내려오는지도 모르겠다

한라산 신들의 허리선이 드러나는

하얀 겨울에만 내려와서

한라산 나무들의 옷이 되어준다

그리하여 한라산에서는

나무들마다

떠난 짐승들의 울음소리가 산다

겨울이 지나도 한라산이 울고 있다




[브런치북] 너에게 나를 보낸다 01 (brunch.co.kr)

[브런치북] 너에게 나를 보낸다 02 (brunch.co.kr)

브런치스토리 글 검색: 너에게 나를 보낸다 (brunch.co.kr)







이전 18화 제주도 고사리 장마를 아시나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