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삶글 20
얼마나 답답했으면 뛰쳐나왔을까
푸른 몽골 초원도 아닌데
드넓은 들판도 아닌데
그래도 가슴은 좀 뻥 뚫렸을까
딱딱한 아스팔트 길을 달리느라
발은 좀 아팠겠지만
발바닥은 좀 쓰라리겠지만
그래도 마음속 울분은 좀 풀렸을까
우리들의 젊은이들도 그러하리라
저 열정적인 말들처럼
주체하지 못하도록 몸이 뜨거운 청춘들은
무서운 경마장에서 뛰쳐나와
아스팔트 길이라도 달려보고 싶으리라
푸른 초원이 아니더라도
드넓은 벌판이 아니더라도
지겹도록 곁눈까지 가리고 달려야 하는
삶의 경마장에서 뛰쳐나가고 싶으리라
오늘 또 평화로에서 말이 죽었다고 한다
경찰차와 부딪쳐 죽었다고 한다
몇 년 전
말들과 함께 평화로를 달리던 생각이 난다
그때도 오늘처럼 비가 조금씩 오던 날이었다
오늘 같은 날은
말들도 참지 못하고 마구 달리고 싶은 모양이다
그때 평화로를 달리던 차 안에서
내가 직접 찍은 사진들을 다시 보며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