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산 Jun 25. 2024

윤동주 시인이 쓰지 못했던 시를 써야만 한다



0013. 윤동주 시인이 쓰지 못했던 시를 써야만 한다


나는 앞으로 여러 권의 윤동주 관련 책을 발행할 예정이다. 그 첫 번째 책으로 윤동주 시인의 시들과 함께 나의 시들도 함께 엮어서 한 권의 책으로 발행할 예정이다. 많은 사람들이 윤동주 시인의 모든 시를 한꺼번에 읽지 못한 것 같다. 대표 시 몇 편만 읽고 윤동주 시인을 잘 안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그래서 가능한 윤동주 시인의 모든 시들을 쓴 순서대로 배열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동안 문학활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잊힌 시인이다. 따라서 새롭게 다시 출발하기 위해서는 많은 독자 여러분들께 나를 소개할 필요가 있으므로 나의 시들도 몇 편 함께 묶으려고 한다. 이렇게 윤동주 시인과 함께 새롭게 인사를 올리려고 한다. 윤동주 시인과 함께 문단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이렇게 하나씩 늘려가면서 윤동주 시인의 꿈과 삶과 글을 종합적으로 공부하고 정리하려고 한다. 그리하여 윤동주 시인이 미처 쓰지 못한 시들을 내가 이어서 쓰려고 한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할 예정이다. 남은 나의 삶은 이렇게 윤동주 시인부터 한 사람 한 사람 좀 더 깊이 만나면서 시인들의 꿈과 삶과 글을 정리하고 나 또한 좀 더 좋은 시인이 되기 위하여 노력할 것이다.


그런데 오늘은 서귀포 관련 시를 3편 보내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나의 서귀포 관련 시 들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 중이다.




파도소리에 젖으며


올해는 이호포차가 구석으로 쫓겨났다

해마다 가장 좋은 위치에서 열리던 계절음식점

올해는 먹는 것보다 탁 트인 풍경이 주인공이다

폐동이왓과 쌍원담 사이에 붉은 등을 밝혔다


덕분에 모래에 묻혀버린 마을이 환하게 되살아났다

모래에 마을이 묻혀 소나무동산이 되어버린 마을

나만의 조용했던 명상센터에도 인기척이  늘어난다


밀물은 벌써 쌍원담을 묻어버렸다

밀물을 따라 들어온 물고기들은 오늘밤

썰물을 따라서 무사히 고향에 돌아갈 수 있을까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 동안

월대천 징검다리는 바닷물 이불을 덮고

깊은 잠 속으로 들어가 젖은 꿈을 꿀 것이다


나는 오늘 밤에도 징검다리 건너지 못하고 돌아가야만 할 것이다



윤동주 시인은 학생이었다


윤동주 시인은 끝까지 학생이었다

나도 끝까지 학생으로 살고 있다

윤동주 시인은 해방을 보지 못했다

오늘날 윤동주 시인이 시를 쓴다면

어떤 시를 쓸 것인가 내가 써야만 한다

윤동주 시인의 시를 내가 써야만 한다


윤동주 시인은 자신이 책을 내지 못했다

책을 내려던 19편의 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나머지 시들을 윤동주 시인은 어떻게 생각할까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발표된 시들은

윤동주 시인의 습작시일까 완성된 시일까


윤동주 시인은 저 하늘에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저항시인을 넘어 ‘보편적 인류애’ 텍스트로 기억할 때 / 유성호의 윤동주 100주년, 문학과 역사 중에서

◇습작과 완성작, 진정한 윤동주 정전을 위하여


윤동주는 명동소학교에 들어간 이후 죽을 때까지 학생 신분으로만 있었다. 학교도 여럿 다녔다. 그는 자신을 ‘시인’이라고 여기지 않았고, ‘학생’이라는 아이덴티티를 견지하면서, 선행 명편들을 읽고 또 읽으면서, 그 가운데 핵심이 되는 표현이나 사유에서 자신의 시적 좌표를 정성스레 찾아갔다. 마치 서양화 그리는 학생이 데생 연습을 반복하면서 어떤 상(像)을 그려가듯이, 윤동주는 선배들의 빛나는 성과에 힘입어 자신의 시상(詩想)에 구체적인 형태를 부여해 간 것이다. 그 대상은 정지용, 김광섭, 이상, 백석, 이용악 등에 두루 걸쳐 있다. 특별히 정지용의 압도적 영향 아래 여러 편의 습작들을 써두었다.


그러나 윤동주는 자신이 마지막 정리한 친필 시고에서 정지용 모작들을 모두 뺌으로써, 그것들이 학생 시절 습작이었음을 스스로 증명하였다. 그러니까 윤동주가 남긴 노트의 습작들을 인용하면서 그가 엄선한 작품들과 등가적으로 처리하는 일은 적절치 않다. 심지어 그것을 예로 들어 윤동주 시의 결함이나 한계를 지적하는 것은 전혀 온당하지 않다. 다만 우리는 윤동주가 최종적으로 갈무리한 19편을 일단 윤동주 정선(精選)이라고 보아야 하고, 그 나머지는 섬세하게 실증적 위상을 따져 윤동주의 ‘습작’과 ‘완성작’을 구분해야 할 것이다. 그때 우리는 비로소 그가 오랜 습작 기를 거쳐 진정한 ‘시인’에 이르게 된 과정을 온전하게 경험하게 될 것이다.




노인성이 유숙하는 섬




서귀포는 어디라도 문만 열면 태평양이다



서귀포혁신도시에서 중문관광단지까지

이어도 길을 걷다가 태평양으로 간다

설문대할망의 막내아들을 만나러 간다

남극노인성이 유숙하는 이어도로 간다



바다에서 해(海)를 본다 물이 아프다

인간들의 욕망이 낳은 쓰레기들의 섬

썩지도 않는 플라스틱 욕망들의 얼굴,



바다 해(海) 글자를 더 자세히 본다

어머니가 보인다 어머니가 아프다

아픈 어머니에게 방사능 오염수까지 먹인다

태평양의 수평선이 트로이목마를 끌고 온다

북극곰의 신음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바다와 하늘이 함께 뜨거워지고 있다



이제 막 성인이 된 막내아들이

뜨거운 어머니 이마에 물수건을 올린다

유숙하던 노인성도 곁에서 돕는다

서천꽃밭 꽃감관도 불사화를 가져온다



용궁으로 가는 올레에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노랫소리 들려온다 하늘에는 서천꽃밭이 있고 땅에는 마고성이 있고 바다에는 이어도가 있다



어머니를 살리려고 노인성과 꽃감관도 떠나지 못한다



* 2003년에 태어난 이어도 종합해양과학기지가 성인이 되었다

* 인간들의 욕망은 바다에 쓰레기섬을 만들고 핵폐기물도 버린다

* 서귀포시 도로명주소에 '이어도로'가 있다




성읍 민속마을 느티나무




서귀포 성읍 민속마을에는

천 년을 살아온 느티나무가 있다

육백 년을 살아온 팽나무 몇 그루

자식처럼 거느리고 다정하게 산다


천 살 먹은 나무 한 그루 아직도 잘 산다


맨 처음 태어난 밑동은 천 년을 살았다

그다음 태어난 가지는 999년을 살았다

그다음 태어난 가지는 998년을 살았다

작년에 태어난 가지는 2년도 살지 못했고

올봄에 태어난 가지는 돌도 지나지 않았다


천 년 된 나무는 한 늙은이가 아니다

천 살 드신 어르신부터

이제 막 하늘을 기어 다니는 아기까지

오손도손 함께 살아가는

우리들의 가장 아름다운 고향 마을이다


천 세대의 나무가 아직도 한 동네에 살고 있다

천 살 먹은 나무 한 동네가 다 함께 잘 살아간다


성읍 민속마을 나무 아래서 나무를 본다 나무 아래서 나무(鑼舞)를 보고 나무(南無)를 한다 나와 무(無)가 함께 보인다 나보다 없음이 더 잘 보인다 육백 년 된 팽나무는 처음부터 육백 살이 아니었다 천 년 된 느티나무는 처음부터 천 살이 아니었다               




0013-1. 윤동주 시인의 가족 약사 및 작품 연보





윤동주 시인의 자료들 (brunch.co.kr)

https://brunch.co.kr/@yeardo/2022   6

https://brunch.co.kr/@yeardo/2021   5

https://brunch.co.kr/@yeardo/2020    4

https://brunch.co.kr/@yeardo/2019    3

https://brunch.co.kr/@yeardo/2018    2 - 바다 ~ 1937년 9월 ~

https://brunch.co.kr/@yeardo/2017    1 - 사랑스러운 추억 ~ 1942. 5.13~



이전 12화 나는 장사꾼이 된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