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앞으로 여러 권의 윤동주 관련 책을 발행할 예정이다. 그 첫 번째 책으로 윤동주 시인의 시들과 함께 나의 시들도 함께 엮어서 한 권의 책으로 발행할 예정이다. 많은 사람들이 윤동주 시인의 모든 시를 한꺼번에 읽지 못한 것 같다. 대표 시 몇 편만 읽고 윤동주 시인을 잘 안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그래서 가능한 윤동주 시인의 모든 시들을 쓴 순서대로 배열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동안 문학활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잊힌 시인이다. 따라서 새롭게 다시 출발하기 위해서는 많은 독자 여러분들께 나를 소개할 필요가 있으므로 나의 시들도 몇 편 함께 묶으려고 한다. 이렇게 윤동주 시인과 함께 새롭게 인사를 올리려고 한다. 윤동주 시인과 함께 문단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이렇게 하나씩 늘려가면서 윤동주 시인의 꿈과 삶과 글을 종합적으로 공부하고 정리하려고 한다. 그리하여 윤동주 시인이 미처 쓰지 못한 시들을 내가 이어서 쓰려고 한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할 예정이다. 남은 나의 삶은 이렇게 윤동주 시인부터 한 사람 한 사람 좀 더 깊이 만나면서 시인들의 꿈과 삶과 글을 정리하고 나 또한 좀 더 좋은 시인이 되기 위하여 노력할 것이다.
그런데 오늘은 서귀포 관련 시를 3편 보내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나의 서귀포 관련 시 들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 중이다.
* 저항시인을 넘어 ‘보편적 인류애’ 텍스트로 기억할 때 / 유성호의 윤동주 100주년, 문학과 역사 중에서
◇습작과 완성작, 진정한 윤동주 정전을 위하여
윤동주는 명동소학교에 들어간 이후 죽을 때까지 학생 신분으로만 있었다. 학교도 여럿 다녔다. 그는 자신을 ‘시인’이라고 여기지 않았고, ‘학생’이라는 아이덴티티를 견지하면서, 선행 명편들을 읽고 또 읽으면서, 그 가운데 핵심이 되는 표현이나 사유에서 자신의 시적 좌표를 정성스레 찾아갔다. 마치 서양화 그리는 학생이 데생 연습을 반복하면서 어떤 상(像)을 그려가듯이, 윤동주는 선배들의 빛나는 성과에 힘입어 자신의 시상(詩想)에 구체적인 형태를 부여해 간 것이다. 그 대상은 정지용, 김광섭, 이상, 백석, 이용악 등에 두루 걸쳐 있다. 특별히 정지용의 압도적 영향 아래 여러 편의 습작들을 써두었다.
그러나 윤동주는 자신이 마지막 정리한 친필 시고에서 정지용 모작들을 모두 뺌으로써, 그것들이 학생 시절 습작이었음을 스스로 증명하였다. 그러니까 윤동주가 남긴 노트의 습작들을 인용하면서 그가 엄선한 작품들과 등가적으로 처리하는 일은 적절치 않다. 심지어 그것을 예로 들어 윤동주 시의 결함이나 한계를 지적하는 것은 전혀 온당하지 않다. 다만 우리는 윤동주가 최종적으로 갈무리한 19편을 일단 윤동주 정선(精選)이라고 보아야 하고, 그 나머지는 섬세하게 실증적 위상을 따져 윤동주의 ‘습작’과 ‘완성작’을 구분해야 할 것이다. 그때 우리는 비로소 그가 오랜 습작 기를 거쳐 진정한 ‘시인’에 이르게 된 과정을 온전하게 경험하게 될 것이다.
서귀포 성읍 민속마을에는
천 년을 살아온 느티나무가 있다
육백 년을 살아온 팽나무 몇 그루
자식처럼 거느리고 다정하게 산다
천 살 먹은 나무 한 그루 아직도 잘 산다
맨 처음 태어난 밑동은 천 년을 살았다
그다음 태어난 가지는 999년을 살았다
그다음 태어난 가지는 998년을 살았다
작년에 태어난 가지는 2년도 살지 못했고
올봄에 태어난 가지는 돌도 지나지 않았다
천 년 된 나무는 한 늙은이가 아니다
천 살 드신 어르신부터
이제 막 하늘을 기어 다니는 아기까지
오손도손 함께 살아가는
우리들의 가장 아름다운 고향 마을이다
천 세대의 나무가 아직도 한 동네에 살고 있다
천 살 먹은 나무 한 동네가 다 함께 잘 살아간다
성읍 민속마을 나무 아래서 나무를 본다 나무 아래서 나무(鑼舞)를 보고 나무(南無)를 한다 나와 무(無)가 함께 보인다 나보다 없음이 더 잘 보인다 육백 년 된 팽나무는 처음부터 육백 살이 아니었다 천 년 된 느티나무는 처음부터 천 살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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