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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산 Sep 07. 2020

황칠나무





수려한 멋을 넘어 입맛까지 사로잡다

황칠코리아 정현오 대표


황칠나무는 본래 도료로 쓰이던 수종이었다. 만년이 가는 황금빛이라 하여 신비의 도료라 불릴 정도로 빼어난 내구성을 자랑했다. 예로부터 왕실에 서는 가구는 물론 각종 칠기 제품과 같은 공예품에 황막을 입혀 기품 있는 멋을 더했다. 심지어, 진시황은 황칠나무를 일컬어 ‘불로초’라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정현오 대표는 황칠나무로부터 또 다른 가능성을 발견했다. 치장이 목적인 도료로써의 기능뿐만이 아닌 차와 향료, 신약과 같은 새로운 이용 가능성에 주목했다. 한국의 수려한 멋을 넘어 입맛은 물론 건강까지 사로잡는 황칠코리아의 정현오 대표를 만나보았다.



황칠나무의 또 다른 발견


황칠나무는 난대성 수종인지라 남부지방에 주로 서식하는데, 그중 전국재배 면적의 약 90% 가량이 전라남도에 자리하고 있다. 왕실 도료 로 쓰인 만큼, 이전부터 지역 특산품으로 지정해 별도로 관리할 만큼 중한 대접을 받은 황칠을 다산 정약용은 ‘보물 중의 보물’이라 부를 정도로 귀하게 여겼다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한국에서만 자생하는 나무인데다 역사적으로도 오랫동안 고루 사랑받아온 황칠나무에 정현오 대표가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정현오 대표는 평소 차(茶)에 관심이 많았다. 즐겨 마시고, 또한 여러 종류의 차를 섭렵할 정도로 그 관심 또한 상당했다. 그러던 중, 정현오 대표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이 있었으니 그게 바로 황칠차였다.
 
“황칠 특유의 그윽하고 깊은 향이 마음에 들었어요. 한국에서 자생하는 특산작목인데다가, 효능도 좋아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도료로서만 인식되었던 황칠나무에서 새로운 상품 개발가치를 발견하게 된 거죠.”
 
당시 황칠 나무를 재배업으로 삼는 사람은 드물었다. 수령이 10년은 되어야 효험이 있어 나무를 기르고 상품화 시키는 데까지의 과정에서 긴 시간이 소요되는 탓이었다. 남부 일대에서만 자라는 환경적 특성도 그렇고 무엇보다 한국 고유의 특산종임에도 불구하고 황칠나무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도가 너무 낮았다. 그러나 위기는 또 다른 기회라고 했던가. 정현오 대표는 그러한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황칠나무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았다. 도리어, 이토록 열약한 환경을 극복하여 미개척 분야를 공략한다면, 황칠나무는 뛰어난 상품 가치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처음,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황칠나무의 재배기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수령이 되는 나무들을 직접 사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황칠 특산지로 유명한 완도의 보길도에 직접 가서 5년생을 두루 구매해와 이식했 죠. 물론, 지금은 묘목을 직접 생산하고 있습니다.”


전라남도 강진에 위치한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황칠나무재배단지


황칠나무는 다방면으로 무척 유용한 나무입니다.
도료로서 쓰일 뿐만 아니라 섭취 시 그 효능 또한 아주 우수하죠


황칠나무의 효능은 예부터 구전으로 전해져 왔다. 한국의 특산종이니만큼,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황칠나무의 특성과 더불어 다양한 활용 사례 등이 이어져 내려왔다. 하지만, 황칠나무에 대한 대중들의 인지도는 무척 낮은 편이었다. 정현오 대표는 황칠나무의 대중화를 위해 식용으로서의 우수성을 인정받으면서도 도료로서만 사용된다는 편견을 없애고 직접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는 데에 몰두했다. 그렇게 탄생된 것이 황칠음료였다.
 
“황칠나무는 다방면으로 무척 유용한 나무입니다. 도료로서의 쓰일 뿐만 아니라 피를 맑게 해주고, 생리 기능을 진정시키며 간의 해독과 숙취, 피로해소 등 섭취 시 그 효능 또한 아주 우수하죠. 구수하고 깊은 맛은 또 어떻구요. 황칠음료는 그러한 황칠나무의 뛰어난 효염과 맛을 전하기에 적합한 상품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정현오 대표는 봄철 새순을 고르고 순과 줄기, 가지 등을 건조시킨 후 발효과정을 거쳐 차를 생산했다. 그렇게 제품으로 탄생된 황칠음료의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단골 고객 및 유치 업체도 제법 생겨났다. 하지만, 정현오 대표는 그에 만족할 수 없었다. 좀 더 과감한 투자와 다양한 제품군을 형성해 시장 공략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탁월한 효능을 앞세워 황칠나무를 대중들에게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여 보다 효과적인 방식으로 고객층을 노릴 필요가 있었다. 그렇게 제품에 대한 영역을 확대하는 한편, 황칠나무의 생육조건 및 특성을 고려한 재배단지를 조성하는 등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들어갔다
 

제품 생산을 위해 황칠나무의 진액을 추출하고 있다


“황칠나무의 효능은 그 가치나 효능에 비해 연구가 덜 된 편입니다. 그렇기에 앞으로 지속적인 연구 및 개발을 통해 음료 및 식품을 넘어 제약, 건강기능식품, 코스메틱 제품 등 활용방안 역시 무궁무진하죠.”
 
황칠나무에 대한 열정으로, 정현오 대표는 다시 한 번 도약의 기회를 만들어 내기 위해 박차를 가했다. 시대의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제품을 구상하고, 철저한 제품 관리와 품질 개선에 힘썼다. 황칠 나무의 효능은 수령이 높을수록 그 빛을 발하는데, 정현오 대표가 관리하는 황칠나무는 거의 20년생에 다다른다. 10년생을 기준으로 그 효험을 인정받는다고 가정해도 배가 되는 것이다. 그 시간은 황칠나무의 효능을 나타내 주는 지표이기도 하지만, 정현오 대표가 쉼 없이 달려온 노력의 세월이기도 했다.

이러한 믿음을 바탕으로 황칠나무 제품 개발에 몰두, 지금은 황칠환, 비누, 건강식품 등 갖가지 상품을 생산해내고 있다. 정현오 대표가 운영하는 황칠나무농원 역시 그 규모가 30만평에 다다른다. 전국 최대의 황칠나무재배단지다. 그 경관 또한 훌륭하다. 잎도 넓어 시원하니 미관도 좋고, 빼곡하게 들어선 황칠나무가 뿜어내는 안식향은 두통 해소와 더불어 몸에 쌓인 피로를 덜어주어 휴양가치로도 손색이 없다.
  
“도심 생활에 지친 분들이 이곳에 한 번쯤 들렀다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황칠나무 숲에서 휴식도 취하고 여유 있게 차 한 잔도 즐기면서 피로를 풀면 좋지 않을까요. 우리 고유 특산종인 황칠나무로 조성된 휴양림을 개발하여 지역 고유의 생태문화 공간으로서 자리 잡아 그 가치가 오래 전해질 수 있다면 바랄 것이 없습니다.”

정현오 대표는 조성한 황칠나무농원을 재단장하여 새로운 체험 학습 및 문화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 계획을 구상중이다. 멋과 맛을 넘어 황칠나무가 일상의 휴식처로서 삶의 위안이 되길 바라는 정현오 대표. 지금과 같은 황칠나무에 대한 열정이라면 언젠가 그 결실도 이루어지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다양한 제품을 개발·생산하고 있다.


정현오 대표는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황칠나무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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