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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산 Dec 26. 2024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 윤동주 시인과 함께 6



윤동주 시인과 함께 6

―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엘리베이터 속에서 폭포 소리가 들린다

엘리베이터 속에서 정방 모습이 보인다

정방폭포 절벽을 기어 올라가는 다슬기처럼

한참을 멈추었다가 다시 올라간다

나를 끌어올리는 엘리베이터 로프도 보인다

나를 하늘로 인도하는 것은

하느님의 수염이 아니라

기름이 잔뜩 발라진 검은 쇠줄이다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계단을 오른다

쇠줄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오른다

천국으로 가는 계단을 스스로 올라간다

아파트 옥상에는 하늘타리꽃이 피어난다

별처럼 하얗게 피어나는 하늘타리 꽃이

반야심경(般若心經)을 독송하고 있다

반야심경(半夜心經)을 염불하고 있다

깊은 밤의 마음을 뚫고 만다라가 핀다

붉게 핀 칸나의 꽃들은 합장을 하고

도라지꽃들은 묵언수행을 하고 있다

푸른 고추들의 얼굴에 붉은빛이 돌고

토란잎에 매달린 취우들의 눈빛이 맑다

흙의 가슴에서는 고구마 순의 상처에서

이제 막 뿌리를 만들며 어둠을 뚫는다

땅속에서 반야심경(半夜心經) 소리

하늘에서 반야심경(般若心經) 소리

마음속으로 반야반야(半夜般若) 소리

저 멀리 보이는 드림타워에서도

정방폭포 소리가 하늘로 올라가고 있다

밤을 알아야 낮을 알고

달을 알아야 해를 알고

어둠의 그림자를 알아야 빛이 보인다

나는 이제 반야에서 천천히 줄을 타고 내려온다

260자의 윤슬이 마음의 경전으로 빛난다

경전 속에서 바다는

파도를 불러 오도송(悟道頌) 하나 읊고 있다



https://youtu.be/Xv_p9zPrmEo?si=7_cm5qlNdH7k0mBN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 배진성

― 윤동주 시인과 함께 6




엘리베이터 속에서 폭포 소리가 들린다

엘리베이터 속에서 정방 모습이 보인다

정방폭포 절벽을 기어 올라가는 다슬기처럼

한참을 멈추었다가 다시 올라간다

나를 끌어올리는 엘리베이터 로프도 보인다

나를 하늘로 인도하는 것은

하느님의 수염이 아니라

기름이 잔뜩 발라진 검은 쇠줄이다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계단을 오른다

쇠줄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오른다

천국으로 가는 계단을 스스로 올라간다

아파트 옥상에는 하늘타리꽃이 피어난다

별처럼 하얗게 피어나는 하늘타리 꽃이

반야심경(般若心經)을 독송하고 있다

반야심경(半夜心經)을 염불하고 있다

깊은 밤의 마음을 뚫고 만다라가 핀다

붉게 핀 칸나의 꽃들은 합장을 하고

도라지꽃들은 묵언수행을 하고 있다

푸른 고추들의 얼굴에 붉은빛이 돌고

토란잎에 매달린 취우들의 눈빛이 맑다

흙의 가슴에서는 고구마 순의 상처에서

이제 막 뿌리를 만들며 어둠을 뚫는다

땅속에서 반야심경(半夜心經) 소리

하늘에서 반야심경(般若心經) 소리

마음속으로 반야반야(半夜般若) 소리

저 멀리 보이는 드림타워에서도

정방폭포 소리가 하늘로 올라가고 있다

밤을 알아야 낮을 알고

달을 알아야 해를 알고

어둠의 그림자를 알아야 빛이 보인다

나는 이제 반야에서 천천히 줄을 타고 내려온다

260자의 윤슬이 마음의 경전으로 빛난다

경전 속에서 바다는

파도를 불러 오도송(悟道頌) 하나 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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