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구나무 그늘로 얼굴을 가리고 병원 뒤뜰에 누워
― 윤동주 시인과 함께 12
살구나무 그늘로 얼굴을 가리고 병원 뒤뜰에 누워있던 순(順)이는 보이지 않고 장님 무사와 앉은뱅이 주술사가 춤을 추고 있다 살구(殺狗) 나무 아래에는 개도 묶어두지 말아야 한다 미친 여우와 멧돼지가 날뛰고 있다 지랄발광하는 광견병을 조심해야 한다 과대망상증 환자들이 살구(殺狗)를 먹는다
땅이 병들고 숲이 병들고 강이 병들고 바다가 병들어서 하늘까지 위험하다 하늘에서 꽃을 피운 전봉준 장군이 서둘러 내려온다 첫눈처럼 내린다 비상계엄령처럼 내린다 홍범도 장군도 김좌진 정군도 백범 선생님도 내려오신다 백두산 호랑이도 따라서 내려온다 하늘의 별들도 광화문 앞으로 쏟아져 내린다
원자폭탄 같은 수소폭탄 같은 태풍에 뿌리까지 흔들렸다 수시로 둔갑하는 긴꼬리여우와 술주정뱅이 멧돼지는 몽둥이로 때려잡지 못한다 망나니춤도 어렵고 칼춤으로도 감당하지 못한다 백 년 묵은 여우의 둔갑술과 천년 묵은 멧돼지의 지랄발광을 경계하라
세상을 뒤덮은 거대한 살구나무 한 그루 뿌리까지 흔들린다
살구나무 꽃잎이 떨어진다 하얀 살구나무 꽃잎이 눈송이처럼 떨어진다 살구나무에 피어났던 별들이 떨어진다 삼남에서 불어오는 농민군 눈보라가 트랙터를 몰고 온다 만주 벌판을 달리던 사냥꾼부대 눈보라가 백두산 호랑이 앞세우고 휘몰아친다 여우와 멧돼지 잡으려고 온다 광견병 걸린 개들도 잡으려고 온다
지리산 반달곰 같은 트랙터가 세상을 갈아엎으려고 올라온다 전봉준투쟁단이 횃불 같은 깃발 휘날리며 올라온다 황토현을 지나 우금치를 넘어 남태령으로 간다 남태령에서 트랙터와 응원봉이 만나 빛의 혁명을 일으킨다 호랑이 잡던 홍범도투쟁단도 빛의 혁명을 완성하려고 합세한다 이제 서울은 빛의 세상이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서울에 가지 못하고 외도 앞바다 해수관음상으로 누워있다 제주 외도동 연대포구 입구, 항구식당 수족관에서 마라도 방어로 헤엄치고 있다 살구나무 그늘로 얼굴을 가리고 누워 빈 하늘을 본다
(유튜브 대본)
― 살구나무 그늘로 얼굴을 가리고 병원 뒤뜰에 누워
살구나무 그늘로 얼굴을 가리고 병원 뒤뜰에 누워있던
순(順)이는 보이지 않고 장님 무사와 앉은뱅이 주술사가
춤을 추고 있다 살구(殺狗) 나무 아래에는 개도 묶어두지
말아야 한다 미친 여우와 멧돼지가 날뛰고 있다
지랄발광하는 광견병을 조심해야 한다
과대망상증 환자들이 살구(殺狗)를 먹는다
땅이 병들고 숲이 병들고 강이 병들고 바다가 병들어서
하늘까지 위험하다 하늘에서 꽃을 피운 전봉준 장군이
서둘러 내려온다 첫눈처럼 내린다 비상계엄령처럼 내린다
홍범도 장군도 김좌진 정군도 백범 선생님도 내려오신다
백두산 호랑이도 따라서 내려온다
하늘의 별들도 광화문 앞으로 쏟아져 내린다
원자폭탄 같은 수소폭탄 같은 태풍에 뿌리까지 흔들렸다
수시로 둔갑하는 긴꼬리여우와 술주정뱅이 멧돼지는
몽둥이로 때려잡지 못한다 망나니춤도 어렵고
칼춤으로도 감당하지 못한다 백 년 묵은 여우의 둔갑술과
천 년 묵은 멧돼지의 지랄발광을 경계하라
세상을 뒤덮은 거대한 살구나무 한 그루 뿌리까지 흔들린다
살구나무 꽃잎이 떨어진다 하얀 살구나무 꽃잎이 눈송이처럼
떨어진다 살구나무에 피어났던 별들이 떨어진다
삼남에서 불어오는 농민군 눈보라가 트랙터를 몰고 온다
만주 벌판을 달리던 사냥꾼부대 눈보라가
백두산 호랑이 앞세우고 휘몰아친다
여우와 멧돼지 잡으려고 온다
광견병 걸린 개들도 잡으려고 온다
지리산 반달곰 같은 트랙터가 세상을 갈아엎으려고 올라온다
전봉준투쟁단이 횃불 같은 깃발 휘날리며 올라온다
황토현을 지나 우금치를 넘어 남태령으로 간다
남태령에서 트랙터와 응원봉이 만나 빛의 혁명을 일으킨다
호랑이 잡던 홍범도투쟁단도
빛의 혁명을 완성하려고 합세한다 이제 서울은 빛의 세상이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서울에 가지 못하고
외도 앞바다 해수관음상으로 누워있다
제주시 외도동 연대포구 입구, 항구식당 수족관에서
마라도 방어로 헤엄치고 있다
살구나무 그늘로 얼굴을 가리고 누워 빈 하늘을 본다
https://youtu.be/YtwLekhmnG4?si=R3NrUnp0DRDxwDN0
― 윤동주 시인과 함께 12
살구나무 그늘로 얼굴을 가리고 병원 뒤뜰에 누워있던 순(順)이는 보이지 않고 장님 무사와 앉은뱅이 주술사가 춤을 추고 있다 살구(殺狗) 나무 아래에는 개도 묶어두지 말아야 한다 미친 여우와 멧돼지가 날뛰고 있다 지랄발광하는 광견병을 조심해야 한다 과대망상증 환자들이 살구(殺狗)를 먹는다
땅이 병들고 숲이 병들고 강이 병들고 바다가 병들어서 하늘까지 위험하다 하늘에서 꽃을 피운 전봉준 장군이 서둘러 내려온다 첫눈처럼 내린다 비상계엄령처럼 내린다 홍범도 장군도 김좌진 정군도 백범 선생님도 내려오신다 백두산 호랑이도 따라서 내려온다 하늘의 별들도 광화문 앞으로 쏟아져 내린다
사탄의 무리들이 지랄염병하는 용산에서 발광이 시작되었다 원자폭탄 같은 수소폭탄 같은 태풍에 뿌리까지 흔들렸다 수시로 둔갑하는 긴꼬리여우와 술주정뱅이 멧돼지는 몽둥이로 때려잡지 못한다 망나니춤도 어렵고 칼춤으로도 감당하지 못한다 백 년 묵은 여우의 둔갑술과 천년 묵은 멧돼지의 지랄발광을 경계하라
세상을 뒤덮은 거대한 살구나무 한 그루 뿌리까지 흔들린다
살구나무 꽃잎이 떨어진다 하얀 살구나무 꽃잎이 눈송이처럼 떨어진다 살구나무에 피어났던 별들이 떨어진다 삼남에서 불어오는 농민군 눈보라가 트랙터를 몰고 온다 만주 벌판을 달리던 사냥꾼부대 눈보라가 백두산 호랑이 앞세우고 휘몰아친다 여우와 멧돼지 잡으려고 온다 광견병 걸린 개들도 잡으려고 온다
지리산 반달곰 같은 트랙터가 세상을 갈아엎으려고 올라온다 전봉준투쟁단이 횃불 같은 깃발 휘날리며 올라온다 황토현을 지나 우금치를 넘어 남태령으로 간다 남태령에서 트랙터와 응원봉이 만나 빛의 혁명을 일으킨다 호랑이 잡던 홍범도투쟁단도 빛의 혁명을 완성하려고 합세한다 이제 서울은 빛의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