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산 시인의 꿈삶글 8
- 강산 시인의 꿈삶글 8
콩이 두부가 된다는 것은
콩이 고기가 되는 것이다
콩이 두부가 된다는 것은
원이 네모가 되는 것이다
콩이 두부가 된다는 것은
딱딱함이 부드러워진다는 것이다
어릴적 내 고향에는 밤마다 두부를 만들어 파는 집이 있었다 따뜻한 두부를 먹기 위해서는 저녁밥을 일찍 먹고 서둘러서 가야만 했다 커다란 솥에 미리 갈아놓은 콩물을 은근히 끓이며 저어주어야만 했다 어둠이 눌러붙지 않게 하려면 끊임없이 저어주어야만 했다 보통 하루에 두 판 정도 두부를 만들었고 명절에는 더 많이 만들어 팔곤 하였다 인기가 좋아서 늦게 가는 사람들은 두부는 사지 못하고 비지만 얻어올 수 있었다 나는 지금도 그 때 얻어먹은 순두부와 두부의 맛을 잊을 수 없다 두부 뿐만 아니라 비지의 맛도 잊을 수가 없다
두부를 만든다
이제는 맷돌로 갈지 않고 모터로 콩을 간다
물을 부어가며 콩을 갈아 콩물을 만든다
이왕에 콩물이 있으니 콩국수도 만들어 먹으며 두부를 만든다
두부를 만드는 핵심 기술은 은근과 끈기다
은근한 불에 끈기 있게 저어주는 것이 핵심이다
우리들의 인생도 그렇다
인생이 눌러붙지 않기 위해서는
쉬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의 삶을 저어주어야만 한다
두부를 함께 만들어보면 안다
어떤 사람은 솥을 떠나지 않고 끝까지 콩물을 저어주고 있다
어떤 사람은 금방 지쳐저 방에 들어가 들어눕는다
어떤 사람은 아이들을 데리고 바다도 나가 수영을 한다
어떤 사람은 아이들을 데리고 안덕계곡으로 산책을 나간다
어떤 사람은 앉아서 꽃을 그린다
어떤 사람은 곁에서 끊임없이 노래를 불러준다
어떤 사람은 국수를 끓이고 김치를 만든다
어떤 사람은 상을 차리고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콩이 콩물이 되고 콩물이 다시 엉겨붙어 두부가 된다
우리들의 삶도 그렇게 두부가 되어간다
딱딱한 것들은 부드러워지고
둥근 것들은 제 영혼을 갈아서 다시 네모로 부활한다
순두부로 만족하는 두부도 있지만
다시 물을 쪽 빼고 두부가 되고싶은 콩들이 많다
그리하여 우리들은 그렇게 모두가 둥그렇게 태어나서 네모로 간다
둥그런 하늘 아래서 둥그런 무덤을 만들고 떠난다
하지만 네모난 두부를 먹고 다시 한 번 돌이켜 생각하면
환하게 보인다
둥그런 무덤 속에는 언제나 두부처럼 네모난 관이 들어있다
요약 콩을 물에 담갔다가 갈아 그 액을 가열하여 비지를 짜내고 응고제를 첨가하여 굳힌 식품.
콩제품 가운데 가장 대중적인 가공품으로 양질의 식물성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이다.
두부는 중국 한(漢)나라의 회남왕(淮南王) 유안(劉安)이 발명한 것이 시초라고 한다. 한국 문헌에는 고려 말기의 성리학자 이색(李穡)의 《목은집(牧隱集)》 <대사구두부내향(大舍求豆腐來餉)>이라는 제목의 시(詩)에 “나물죽도 오래 먹으니 맛이 없는데, 두부가 새로운 맛을 돋우어 주어 늙은 몸이 양생하기 더없이 좋다.…”라는 구절이 나오는 것이 처음이다. 두부의 전래 시기는 분명하지 않고, 당(唐)나라쯤으로 올라가 생각하기도 하나, 한국 문헌에 처음 보이는 때가 고려 말기이고, 그 기원은 중국임이 확실하므로 가장 교류가 많던 고려 말기에 원(元)으로부터 전래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제조법은 콩을 잘 씻어 여름에는 7∼8시간, 겨울에는 24시간 물에 담가 불린 후 물을 조금씩 가하면서 분쇄기에 넣고 곱게 간다. 이것을 콩비지라 하며, 솥에서 직접 끓이든지 보일러에서 증기를 뿜어넣어 가열한다. 이 가열로 인하여 콩의 비린내가 제거되는 동시에 단백질이 다량 콩비지 속에 용해된다. 가열이 끝나면 이것을 베주머니에 넣고 걸러짜서 콩물[豆乳]과 비지로 나눈다. 이때 콩비지가 너무 식으면 짜기 어려우므로, 뜨거울 때 걸러서 가능한 한 콩물을 꼭 짠다. 콩물이 어느 정도 식어 70~80 ℃쯤 되면 응고제를 넣는다. 전에는 응고제로서 간수(식염에서 녹아내린 액상의 짜고 쓴 간국으로 주성분은 염화마그네슘)를 썼으나, 근년에는 황산칼슘을 주성분으로 하는 가루응고제를 사용한다. 응고제를 넣으면 콩물 중의 단백질이 굳어지므로 그대로 잠시 놓아 두었다가 맑은 웃물을 떠서 버리고 밑에 가라앉은 응고물은 사방에 작은 구멍이 뚫린 상자에 무명을 깔고 부은 다음 뚜껑을 닫고 누름돌로 눌러 두면 작은 구멍으로 물기가 빠진다. 두부가 충분히 굳으면 상자째 물에 집어 넣어 물 속에서 상자는 빼내고 두부는 잠시 물에 담가 둔다. 이렇게 하면 여분의 응고제가 모두 빠져서 맛이 좋아진다. 이것을 적당히 자르면 완제품이 되는데, 보통 두부 1모는 200 g이 표준이고, 콩 1 kg에서는 4∼5 kg의 두부가 나온다.
이밖에 만드는 방법을 약간 달리한 것으로 연두부와 순두부가 있는데, 연두부는 물을 완전히 빼지 않고 어느 정도 남긴 채 플라스틱 주머니에 넣어 굳힌 것으로, 매우 부드럽고 말랑말랑하다. 순두부는 콩물이 덩얼덩얼하게 응고 되었을 때 그대로 웃물과 함께 떠서 먹는 것으로 폴리에틸렌 주머니에 넣어 시판된다. 두부는 콩물에 응고제를 넣어 단백질을 굳힌 것인데, 이 때 콩물 속에 들어 있는 콩의 기름이 거의 단백질에 싸여서 함께 응고된다. 그러므로 두부는 단백질 외에 지방도 풍부하다. 단백질은 필수아미노산을 많이 함유한 질이 좋은 것으로, 소화흡수율도 매우 높다. 밭의 고기라고도 하는 콩을 원료로 하여 예로부터 한국 국민의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으로 이용되어왔으며 그 조리방법도 100여 종이 넘는다.
두부의 성분은 가식부 100g당 84㎉, 수분 82.8%, 단백질 9.3g, 지질 5.6g, 회분 0.9g, 당질 1.4g, 섬유소 0.2g, 칼슘 126㎎, 인 140㎎, 철 1.5㎎, 나트륨 5㎎, 칼륨 90㎎, 비타민B1 0.03㎎, 비타민B2 0.02㎎, 나이아신 0.2㎎로 이루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