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불살라 버린다
연꽃들이 환한 꽃잎을 불살라 버린다
촛불처럼 합장하며 나온 꽃봉오리들
세상을 밝히려고 연등으로 피어난다
큰 소리로 환하게 몇 번 웃고 나더니
미련 없이 몸을 불살라 버리는 꽃잎들
꽃잎의 소신공양으로 종소리는 맑고
연밥 속의 연자들은 사리처럼 빛난다
1988년 <문학사상> 신인발굴, 198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땅의 뿌리><잠시 머물다 가는 지상에서><길 끝에 서 있는 길><꿈섬><우리들의 고향><서천꽃밭 달문m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