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 선녀처럼 촛불은 춤을 춘다
1.11 선녀처럼 촛불은 춤을 춘다
긴 순례를 시작해며 촛불을 켠다
선녀처럼 촛불은 춤을 춘다
꿈속에서도 촛불은 선녀처럼 춤을 춘다
아침 일찍 일어나 밖으로 나간다
상사화가 활짝 웃으며 나를 본다
무궁화꽃 옆에서 꼬막들이 뻐끔거린다
월순네밥상을 지나 상봉휴게소로 간다
율촌면 상봉마을, 상봉이란 말이 재미있다
마을 지형이 닭의 목, 당목이라고도 한단다
마을 뒤에 세 개의 산이 있어서
삼획으로 된 한자를 찾다가 윗상(上)과
마을 앞이 널 모양 같아서 널여(呂)
상여(上呂)가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발음이 상여(喪輿)와 같아서
1986년 행정구역 지명 개편할 때
상봉(上鳳 )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땅이고 사람이고 하늘이고 사연이 참 많다
부지런한 농부는 벼 익어가는 논을 보고
에덴슈퍼 할머니는 해장하는 술꾼과 웃는다
상봉무화과농원에는 무화과가 익고
길가에는 아침부터 무궁화꽃이 환하다
오늘 아침 하이라이트는 반월마을이다
반월마을 해안은 수억 년을 반월로 살아간다
흰발농게와 대추귀고둥은 터줏대감이다
내 고향 반월산에 누워계신 부모님이 보인다
또한 삼산과 삼기는 참으로 많이 닮아있다
오늘 밤에도 나는 촛불을 켜야만 한다
오늘 밤에도 촛불은 선녀처럼 춤을 출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