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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소나무

4.12 회색(灰色) 빛 밤거리를

by 강산





나의 소나무

4.12 회색(灰色) 빛 밤거리를





작가는 무당이 되어야만 한다

문학은 망자를 극락왕생 하고

하늘로 잘 보내주는 귀향춤이 되어

살풀이춤 되어 해원상생굿이 된다

왕생극락 넋풀이라 신전승천

손대 잡이 천도재라 씻김굿이로다


관세음보살 지상보살 석가모니불

성부와 성자와 성신의 이름이다


회색빛 밤거리를 헤매는 영혼을

저 빛나는 하늘로 인도하는 기도


세상의 모든 만물은 자연으로 돌아간다

하늘로 돌아간다 바람으로 돌아간다

흙으로 돌아간다 원소로 돌아간다

목숨으로 돌아간다 무로 돌아간다

빈 공간으로 돌아간다 시간으로 돌아간다

허공으로 돌아간다 공으로 돌아간다

돌아감으로 돌아간다


마침내 바야흐로 천국으로 돌아간다


억새바람 샛바람 마파람 하늬바람


열 명의 윗몸이 불빛에 드러났다

열 명의 윗몸이 불빛에 사라졌다

열 명의 윗몸이 불빛에 드러났다

열 명의 윗몸이 불빛에 사라졌다

열 명의 윗몸이 불빛에 드러났다

열 명의 윗몸이 불빛에 사라졌다

열 명의 윗몸이 불빛에 드러났다

열 명의 윗몸이 불빛에 사라졌다

열 명의 윗몸이 불빛에 드러났다

열 명의 윗몸이 불빛에 사라졌다

열 명의 윗몸이 불빛에 드러났다

열 명의 윗몸이 불빛에 사라졌다


임꺽정을 쓴 홍명희를 생각한다

어머니를 쓴 고리키를 생각한다

김범우와 송경희의

한강 도하와 모래밭 정사와 별빛


그리고 나는 오늘도 나의 소나무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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