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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산 Nov 18. 2022

무화과

― 이어도공화국 35




무화과 12 



사람들은 꽃이 없는 줄 알지만

꽃이 너무 많아서 숨겨 두었지

꽃이 너무 붉어서 숨겨두었지

너에게만 남모르게 보여주려고 

깊이깊이 더 깊숙이 숨겨 두었지

너에게만 살짝이 길을 알려줄께

너에게만 온전히 꽃을 보여줄께

오직 너에게만 나의 사랑을 줄께




무화과 13




너에게만 보여주려고 숨겨둔 꽃

너에게만 열어주려고 닫아둔 문

너에게만 달려가고픈 사랑의 발

너에게만 안기고 싶은 나의 가슴

이제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아무리 기다려도 너는 보이지 않고

새들이 쪼아대고 뱀이 또아리 틀어

홀로 익어버린 사랑 터질 것만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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