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관있는 누나, 상관없는 동생

#03. 여자 누나&남자 동생

by Yearn
동생이 작년에 결혼한 후
아빠, 엄마와 살고 있어요
요즘은 그 어느 때보다
생활에 만족하는 시기예요.
가족 간의 사이도 가장 이상적인 거 같아요



Q1. 두 분이 성격이 다르시죠?

현주 네. 민석이는 되게 말을 잘 듣고 군말 없이 하는 편이에요. 저도 안 듣지는 않는데, 어떤 일을 해야 될 때면 좀 강력하게 말하는 편이라(웃음) 주위 사람들이 네가 말하면 왠지 해야 될 것 같대요. (웃음)


어릴 때는 어떠셨어요?

민석 어릴 때는 자주 싸우기도 했는데 그래도 가까이 지냈던 거 같아요. 중학교 올라가면서는 서로 무관심했던 거 같고

현주 그때부터 계속 데면데면해요

민석 지금도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따로 연락을 많이 하지는 않아요.

현주 어렸을 때는 민석이가 동생이니깐 모든지 나보다 못한다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근데 얘가 성인이 되고 사회인으로서 잘 사는 걸 보니깐 그렇지 않구나 싶어서 지금은 서로 응원하는 사이예요.





Q2 : 서로 싸우기도 하셨어요?

현주 저희는 잘 안 싸웠어요.

민석 제가 누나 걸 잃어버리고 망가뜨리고 이런 걸 많이 했었어요.

현주 저는 뭐가 없으면 건드리지 않거든요. 근데 내 거를 가지고 가서 망가뜨려왔다 이러면은 이제 짜증을 내죠. 근데 제가 엄청 난리를 쳐도 그냥 가만히 있어요. 나는 이유를 알고 싶으니까 변명이라도 하면 좋겠는데 가만히 있고 다음에 또 똑같이 해오니깐 너무 답답한 거예요.


왜 그러신 거예요?

민석 의도적으로 한 건 아니고 어쩌다 보니깐…

현주 내가 30년을 짜증을 냈는데 왜 또 망가뜨렸을까, 뭔가 더 조심할 수 있지 않았을까

민석 근데 제 물건도 많이 망가뜨려서 요즘에도 똑같아요.

Q3: 동생이 화를 낸 적은 없어요?

현주 예전에 컴퓨터 때문에 싸운 적이 있어요. 집에 노트북이랑 컴퓨터가 있어서 (동생이) 하나를 쓸려고 했는데 제가 둘 다 내가 쓸 거라고 했더니 민석이가 화가 나서 제 어깨를 때렸거든요. 근데 멍이 들었어요.


아팠어요?


현주 그쵸 아팠죠 엄청. 아팠는데 티 안 냈죠. 여기서 물러나면 앞으로 나의 기세는 (웃음)

민석 고등학교 때였는데 살짝 쳤는데 멍이 들더라고요.

현주 아니야 셌어. 멍들었다니깐?

민석 멍든 거를 직접 보지는 못했는데 (엄마한테) 듣고 미안한 생각이 들었죠.

현주 저희는 잘 안 싸우는데 그때 그거 딱 하나 있고 그 뒤로는 싸운 적이 없어요.


그때 이제 내가 힘으로 이기는구나 눈치채셨겠어요?


민석 뭐 네 (웃음)

현주 저도 그때 눈치챘어요. 아 이제 더 이상 힘으로는 안 되겠다.


어떻게 화해하셨어요?

현주 화해는 따로 안 하고 그냥 자연스럽게 넘어갔던 것 같아요.

민석 근데 뭐 또 오래가지는 않아요.

현주 우리는 원래 말을 잘 안 해요.



결혼해서 아내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일은 여행을 다니는 것이고
못하는 일은 정리하기입니다.



Q4 : 서로 각자 이런 점이 괜찮다 이런 거 있을까요?

현주 민석이는 망가뜨리는 거 빼고는 말도 잘 듣고 다 괜찮아요. 친구 동생들 얘기 들어보면 시비는 아니지만 투닥투닥 건드린다거나 말을 밉게 한다거나 하더라고요. 그러지는 않거든요.

민석 누나는 쿨한 편이에요.


쿨하다는 게 어떤 건가요?

민석 행동도 쿨한면이 있고 꾸미거나 이런 거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남들한테 보이는 거에 대해서 크게 신경 안 쓰고. 예전에 제 옷도 많이 입고 그랬어요. 그냥 디자인 같은 것도 보통 사람은 잘 안 입는 제 과티 같은 거를.

현주 그냥 눈에 보이는 거 입은 거야

민석 그래서 저걸 왜 입고 다니지? 과에서도 걸레로 쓰는데.(웃음)

현주 저는 쇼핑을 잘 안 해서 작업할 때 입으면 편해가지고 그랬던 거 같아요.


Q5 : 두 분은 남매지만 공통점이 많지는 않아 보여요.

현주 저는 관심 있는 분야가 미술이라던가, 전시라던가 그런 건데(민석이가) 별 관심이 없으니깐 취향이 안 맞긴 해요. 취향이 안 맞으니깐 대화가 별로 없고(웃음)

민석 저는 운동을 좋아해요. 누나는 운동을 하는 것도 보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해서

현주 네 관심사가 좀 다른 거 같아요. 유럽여행을 같이 간 적이 있는데 따로 다닐 때도 많았어요

민석 밥도 따로 먹고 싶으면 따로 먹고

현주 서로 막 하기 싫은 거를 하게 하고 그러지는 않아요. 뭐가 겹쳐서 같이 하면 좋고 아니면 말고.





Q6 : 만약에 외동이면 어땠을까 생각해보신 적 있어요?

현주 어릴 때는 그냥 혼자여도 괜찮겠다고 생각했었어요. 근데 커보니 형제가 있는 게 좋더라고요. 부모님 부탁을 넘기면 알아서 처리해주기도 하고, 저희는 부모님께 할 수 있는 각자의 역할이 나눠져 있거든요. 만약에 민석이가 없었으면 제가 해야 할 일이 더 늘어났을 것 같아요.

민석 저도 장단이 있는 것 같아요. 집에서 공통으로 쓰는 게 있으면 혼자 더 많이 쓸 수 있고 아무래도 부딪히는 일도 적었겠죠. 그래도 막상 누나가 없으면 허전했을 거 같아요.


Q7 : 서로 힘들 때 의지하시는 편인가요?

민석 아니요. 힘들어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어요. 누나는 모든 막 어렵게 생각하지 않는 거 같아요. 힘들어도 힘든 모습을 막 티 내지는 않아요. 저도 그렇고


집안 분위기가 그런가 봐요?

현주 저희 가족이 대체로 그래요. 힘든걸 막 그렇게 힘들게 생각하지는 않는? 진짜 힘든 건 얘기해도 안 풀리니깐 힘든 거잖아요. 그래서 그거를 막 옆에서 위로해주고 그러지 않고, 그러는 걸 바라지도 않고 그냥 내버려두는. 내버려두는 게 답인 거 같아요.






도움 주신 분들

Illustration by : 선혜 https://www.instagram.com/jsh_ro/

photo by : 배자몽 https://www.instagram.com/jamong_bae/?hl=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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