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높은 엄마의 구두가
향긋하고 알록달록한 엄마의 화장품이
질질 끌리는 예쁜 엄마의 가방이
참 좋아 보였습니다.
아이 었을 때 엄마의 물건은 그랬습니다.
지금은 자라 내가 다시 엄마가 된 시기.
엄마의 구두는 낮아지고 낡아졌으며
엄마의 고급스럽던 화장품은 샘플로 바뀌었으며
엄마의 가방은 구겨지고 밑이 다 달았습니다.
나 역시 엄마와 같은 길을 가는 엄마인데 이런 엄마를 생각하니 가슴이 아픕니다.
새 것이 없는 것도 아닌데 새 물건 사드리면
즉시즉시 장롱으로 쏙쏙 넣어 두시는 우리 엄마.
너희들이 사 준 것이니 아껴 쓰시겠다며 늘 보관만 하시는 우리 엄마.
"이젠 좀 마음껏 쓰고 사세요.
또 사 드릴게요."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