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풋하게 시작되는 연둣빛의 사랑이 아닌
깊숙해진 붉은빛의 사랑이 찾아옵니다.
사랑의 빛깔이 진해지면
입가에 번지는 잔잔한 미소 대신
뜨거운 눈물이 되나 봅니다.
첫 번째 사랑.
당연한 줄만 알았던
부모님의 사랑을 뒤늦게 깨달은
그 날이 그러했고
두 번째 사랑.
늘 한결같고 불변할 것만 같았던
우리 둘만의 사랑에도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주름 한, 두 줄
흰 머리카락 하나둘씩 늘어남을
그러려니 여기며 서로가 아무렇지 않게
담담하게 지나치는 듯 싶었으나
마주 보는 가슴속에는
절로 고개 끄덕여지는 무언의 공감과
보이지 않는 작은 위로로 가득 찬 채
붉게 튀어 오르는 용암을
서로 품고 있었음을
어느 순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서로를 애잔하게 바라보게 된 시간.
설 익었던 초년의 사랑도 어느새 농익어
뼈아픈 눈물의 수정구슬을 잉태하여
곱디고운 빛깔의
붉은빛을 띠게 되었음을요.
그리고 또 다른 나의 세 번째 사랑.
내 품에서 영원을 노래할 것만 같았던
예쁘고 소중한 우리의 아기는
어느새 아이로 자라나
엄마의 슬픈 눈물도 닦아주고 위로하며
태어나줘서 고맙다는 말을 건네네요.
오래된 식품과 물건은
그 가치가 변색되어
상하거나 썩어가지만
사랑이 무르익으면
변질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후회와
또 다른 감동의 눈물로
채워지는 것 같습니다.
사랑의 빛깔이 진해지면
그렇게 뜨거운 눈물이 되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