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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리사 Feb 10. 2023

있는 모습 그대로 내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리사의 자기 사랑 에세이

문화평론가 이동진은 불행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불행은 그 크기가 아니라 낙차에서 비롯된다



자신이 생각하는 자아상이 높고 위대할수록 그 반대의 현실에서 사람은 불행해진다. 큰 부자로 살던 사람이 갑자기 가난해지면 원래 좀 힘들게 살던 사람보다 몇 배는 고통스러울 것이다. 내가 불행하고 힘들다고 느꼈던 이유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내가 그리는 되고 싶은 내 모습은 너무나 높고 크다. 언제나 도달하기 힘든 곳에 있어 조금 다가가면 달아나고 또 조금 더 나아가면 금세 더 높은 곳으로 가 있다.



그러면서 느꼈다. 나는 '현재의 나'는 늘 불만족의 대상이라는 것을 말이다. 이런 식으로 살다가는 그 어떤 내가 되어도 나는 불만족스러울 것이다. 왜냐하면 더 높고 더 훌륭하고 더 발전해야만 내가 가치 있게 사는 사람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내 불행의 문제를 바라보면서 다시 나만의 삶의 가치를 세워 올렸다. 닻을 올리듯 그렇게 높이 높이 내가 추구하는 가치를 올렸다.



그 가치는 바로 이것이다.


나는 '어떤 나'라도 인정하고 사랑한다.
지금 현재의 내 모습이 가장 훌륭하다.


지금의 나를 가장 먼저 사랑하고 인정하며 삶을 나아간다. 내가 정말 좋아서 그런 나에게 또 더 좋은 것을 주고 싶어 모든 노력을 한다. 그러면 그런 나는 또 행복해져서 하는 일이 더 잘된다. 선순환이다. 내가 나를 좋아하고 사랑해 주니 그 '사랑받는 나'는 계속 더 좋은 모습으로 변모해 가는 것이다. 부족한 것을 채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가 아닌 예쁨 받아서 더 좋은 것을 자연스럽게 향해가는 나.




내가 나를 사랑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게으르고 이기적인 나를 만날 때면 혐오감이 올라온다. 남들과 어김없이 비교를 하고 게으른 나를 깎아내리며 비난한다. 비난받은 나는 다시 자신을 싫어하고 더 못난 행동을 하며 죄책감을 느끼는 내가 창조된다. 악순환의 시작인 것이다. 이 악순환의 고리에서 나는 참 숨 막히게 힘들었다. 무수한 버리고 싶은 나를 만나면서 버린 그 내면 아이만큼 외로웠다.  그러나 이제 자기 사랑의 방법을 아는 나는 그 아이들을 버리지 않는다.




고대의 인디언 원주민들의 이야기를 떠올린다.

잘못한 일이 있는 사람에게 어떻게 그 사람을 깨닫게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 사람을 두고 뺑 둘러앉아 손의 손을 잡고 그 사람이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를 이야기하며 빌어 준다. 얼마나 사랑이 가득하고 좋은 사람이고 멋진 사람인지를 끊임없이 속삭여 주며 스스로의 빛을 다시 발견하게 하는 것이다. 사랑의 세례를 듬뿍 받은 그 잘못한 일을 저지른 사람은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다시 본연의 자신의 모습을 찾아올 것이다.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그렇게 사람은 본디 따뜻한 사랑의 마음이 있다는 것을 깨우쳐 주면 그는 느끼는 바가 있을 것이다. 적어도 자기혐오와 분노가 외부로 향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처럼 나도 나 자신의 행동이 못마땅하고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이 방법을 쓰기로 하는 것이다. 내가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나에게 들려주는 것이다. 잠시 실수하고 나쁜 길로 갔다면 그 마음도 그냥 인정해 주고 사랑해 주는 마음이 필요하다. 모든 마음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믿는다. 누군가를 위하고 아껴주는 마음은 결국 다가가 닿는다.



우리를 불행에 빠트리고 가장 괴롭히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그것이 타인과의 비교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SNS가 발달하면서 사람들은 더 불행해지고 있다. 타인의 모습에서 가장 좋은 것만을 보고 그렇지 못한 자신을 비교하며 자책한다. SNS 속의 그도 그런 그가 되기 위해 저지른 수많은 시행착오와 내적 갈등이 있을 텐데 그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잘하고 있는 모습과 성공한 모습만 주로 보이니, 지금 바보 같은 모습의 실수를 하고 작심삼일만 반복하는 내가 정말 싫은 것이다.



그런 비교를 멈춰야 내가 원하는 행복으로 다가갈 수 있다. 좋은 것만 배우고, 비교에서 오는 자기비판을 멈춰야 성장한다. 성장의 발판으로 SNS를 쓸 자신이 없다면 과감하게 SNS 보는 것을 중단해도 좋을 것이다. 그 시간보다 스스로를 사랑하기 위한 시간을 쏟는 편이 낫다. 책을 꾸준하게 읽고 글을 써보는 시간, 날씨가 좋을 때 산책을 하며 자신과 소통하는 시간, 운동에 몰입하는 시간 같은 것 말이다. 생각보다 삶은 단순함에서 오는 축복이 더 많다.


단순하게 스스로 정한 루틴을 해나가는 것. 할 수 있는 만큼에서 시작해서 조금씩 그 범위를 넓혀가는 것. 타인과 비교를 멈추고 스스로를 끊임없이 지지하는 것. 이 모든 것이 더 단단하고 성장하고 싶은 내가 나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이다. 오늘도 나는 자기 사랑에 한 발 더 가까워진 기분이다. 잊지 말자. 내가 없으면 이 세상도 없고, 오늘 본 이 햇살, 바람, 꽃, 사랑하는 이의 미소도 몽땅 다 없다는 것을 말이다. 더 많이 사랑하자. 있는 그대로의 우리 자신을. 그리고 더 많이 사랑을 나누자. 충분히 차고 넘쳐 흘러내릴 때까지 우리는 자기 사랑을 멈추지 않아야겠다.


어쩌면 그것이 우리가 태어난 이유일테니까.


오늘도 행복으로 물드는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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