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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를 보내며 올해 내가 잘한 일들

풍요로운 리사 마음 치유의 서재

by 김리사

한 해의 끝자락, 12월이다.



올해 나는 무엇을 하며 한 해를 보냈는지 돌아보며, 그동안의 나의 무수한 도전을 응원한다. 하고 싶은 것들이 늘 많았다. 그래서 무모하게 덤벼들었다가 용두사미 꼴로 대부분 마무리를 잘하지 못하는 일이 많았다. 늘 이런 나 자신을 자책하며 시작하는 것에 두려움이 생겼다. 또 하다 말면 어쩌나, 그런 나 자신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아서 아무런 도전을 하지 않자, 내 삶에는 아무런 일이 생기지 않았다. 어제와 똑같은 내일을 만나게 되었던 것이다.


올해는 좀 다른 한해였다. 다른 선택과 시도를 하면서 다른 인맥들을 쌓고 경험을 하는 내가 되었다. 이런 내가 되기까지는 코로나 3년의 나에게로 들어가는 자아 성찰의 시간이 있었다. 나를 알아보고 내 욕구를 이해하고 나니 어떻게 살아야 할지 방향이 보였다. 나는 글을 쓰기를 좋아하고 따뜻한 마음이 오가는 경험을 즐기는 사람임을 알게 되었다. 영어를 좋아하고 가르치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 좋은 사람들과 교감하는 시간을 가장 사랑하고 통찰과 영감을 받고자 한다. 사소한 것에도 의미를 부여하며 타자에게 작은 것이라도 공헌하는 삶을 꿈꾼다. 이 모든 것이 다 나의 욕구들이었다.



그런 나를 위해, 나는 글을 쓸 장을 발견하고 소통하기 시작했다. 가장 내밀한 나의 속 마음이 드러나지만 가장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곳을 찾아서 글이라는 옷을 입고 나는 나의 여러 모습을 보인다. 숨기고 싶은 일 앞에서는 은유라는 옷을 입고 그 대상을 나만 아는 비밀 코드로 펼쳐내며 글 속에 담았다. 그런 모든 과정이 나에게 엄청난 해방감과 만족이 되어 일상을 밝혀 주었다.


올해 가장 잘한 일을 꼽으라고 한다면, '첫 브런치 북을 완성하고 공모전 참여하기'이다. 긴 시간 우울감에 힘들었던 감정의 뿌리를 살펴보니 아빠에 대한 슬픔이 있었다. 엄마에 대한 아픈 마음과 남편과의 관계에서 드러난 수많은 상처가 있었다. 이 모든 감정들이 결국 부모와 혹은 남편과 분리되지 못한 나의 자아로부터 온 것을 이해하고, 나로서 오롯이 바로 설 수 있는 시간을 가진 것이다. 그래서 브런치 북 <사라지고 싶은 너에게 보내는 위로>를 19화에 걸쳐서 완성하면서 나는 비로소 내가 될 수 있었다. 가장 큰 수확은 거대한 슬픔을 떠나보냈다는 것이고 누가 뭐래도 나는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잘한 일을 떠올려 보면, 작가님들의 커뮤니에서 소통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꿈에 닿기 위해서는 그 꿈과 관련된 멘토들이 있는 곳, 혹은 성장을 지지하고 격려해 줄 수 있는 커뮤니티가 반드시 필요함을 깨닫는다. 사람은 자주 보는 대상에 영향을 많이 받게 마련이다. 더 많이 영향을 주고받으며 선한 영향력을 가진 내가 되려 한다. 우울의 뿌리를 발견하고 치유해가는 나만의 여정을 응원하며, 나의 치유가 완성되어 갈 즈음에는 나와 같이 힘들어하는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 내가 되길 바라며 늘 글과 만난다.



세 번째로 떠오르는 잘한 일은, 친정 엄마와 언니와 처음으로 1박 2일을 여행하며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는 것이다. 아빠 돌아가시고 처음으로 이런 시간을 만들어 보았는데 더없이 소중하고 고마운 시간이라 기억에 많이 남았다. 앞으로도 1년에 한 번은 이렇게 모녀들끼리 소중한 여행이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별에서 빛나는 존재들이다. 엄마도, 언니도, 나도 '각자의 우주 속 찬란한 별로 그렇게 빛남'을 발견할 수 있어 감사하다.



마지막으로 떠오르는 일은 애정 하는 대상 속에서 집착과 원망을 내려놓고 자유로워질 수 있게 된 것이다. 즉 내 마음을 어느 정도 다스릴 수 있는 내가 되어 감사하다. 내가 나의 마음을 바라보는 자의 위치가 되어본다. 올라오는 마음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이 또한 지나갈 것이라는 확신이 생겨서 관계에 대한 고통이 줄어들었다. 늘 사람과의 관계가 나의 마음을 크게 사로잡고 힘들게 했는데 이제는 더욱 나 자신에게 더 집중해서 타인에 휘둘리지 않는 내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항상 잘 되진 않겠지만 적어도 내가 나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은 여느 때 보다 커져 있어 든든하고 감사하다.



자기 자신을 온전히 이해하고 사랑할 때 세상일이 두려울 것이 없다. 사랑이 떠나간다 해도 결국 나는 내 편이 되어 나를 보듬어 줄 것이기에 고통 속에서도 안전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된다. 올 2022년은 나에게 정말 소중하고 엄청난 일들을 해 낸 한 해라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 결국 사랑밖에 남지 않는다. 사랑으로 채우고 또 채워서 타인에게 사랑을 갈구하는 내가 되지 않고 사랑을 나눠주는 내가 되길 소망하며 내년 2023을 기쁘게 맞이 할 것이다. 어떤 고통 속에서도 삶은 찬란하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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