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의 특효약은 항우울제가 아니다.
우울증의 특효약은 바로 사랑이다.
사랑이 마음먹는다고 그렇게 쉽게 되냐고 물을지도 모르겠다. 사랑이 그렇게 쉬우면 누구나 사랑하고 행복하겠지. 이런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다. 나의 경우로 들어가 본다. 우울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 일도 하기 싫고 거대한 우울에 잡아 먹혀갈 때, 한 마음이 올라왔다.
"그냥, 사랑해 버려!"
"응?"
"그냥, 오늘 만나는 그 사람들, 사랑해 버리라고."
"..."
"세상에서 가장 아끼고 소중한 사람을 기다리듯이, 그 사람을 만나는 기대로, 그 사람이 하는 실수라 여기고, 그 사람이 말하는 것이라 느끼고, 심장이 뛴다는 기대를 하면서 그렇게 그를 사랑해 버려!"
"..."
"행복해질 거야. 사랑할 수만 있다면 하루가 힘겹지 않을 테니, 사랑하자. 그를, 그리고 너 자신을."
어쩌면, 나의 이 필사적인 사랑작업이 성공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조금씩 사람들이 더 사랑스럽다. 얄미운 사람들도 조금씩 예뻐 보이기 시작한다. 그의 옹졸함이 귀여움으로 다가오기도 하고, 남편의 말실수도 그냥 흘려보낼 수 있는 지혜가 생긴다. 심장이 열려서 사랑이 더 채워진 내가 되어 간다.
두려움도 사랑해 버리니, 스스륵 떠났다. 죄책감도 사랑해 버리니, 스스륵 인사를 하고 떠난다. 분노도, 스르륵 녹아내렸다. 내 사랑에 녹아내렸다. 나도 그만 스스륵, 사라졌다. 나라는 것을 내려놓고 사랑이 된다. 그저 그들을 예쁜 꽃 보듯 바라보는 것이다.
힘들고 지치고 외로운 날,
그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그를 '사랑해 버리는 일'
사랑해요, 고마워요.
괜찮아요, 또 찾아와요.
멋있으세요, 충분해요.
훌륭하세요, 대단해요.
무엇보다
정말 사랑해요.
그저 '사랑해 버리니' 사랑스러운 말로 서로가 치유된다.
한번 웃음을 지어 보이고, 두 번째에는 화가 녹아 사라졌고, 세 번째에는 용서가 일어났고, 네 번째에는 자비가 일어나 그를 그저 안아주는 넉넉한 가슴이 되는 것이다.
'그저 사랑해 버리자.'
'그저 사랑해 버리자, 그를, 그리고 나를'
오늘도 우리가 오직 할 수 있는 한 가지. 내 마음을 내가 선택하는 일.
그러니 '그저 사랑해 버리자.'
그를, 그리고 나를.
가장 먼저 나를, 그리고 당신을.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평온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