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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리사 May 25. 2023

우울증 특효약

리사의 love yourself

우울증의 특효약은 항우울제가 아니다.


우울증의 특효약은 바로 사랑이다.


사랑이 마음먹는다고 그렇게 쉽게 되냐고 물을지도 모르겠다. 사랑이 그렇게 쉬우면 누구나 사랑하고 행복하겠지. 이런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다. 나의 경우로 들어가 본다. 우울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 일도 하기 싫고 거대한 우울에 잡아 먹혀갈 때, 한 마음이 올라왔다.



"그냥, 사랑해 버려!"


"응?"


"그냥, 오늘 만나는 그 사람들, 사랑해 버리라고."


"..."


"세상에서 가장 아끼고 소중한 사람을 기다리듯이, 그 사람을 만나는 기대로, 그 사람이 하는 실수라 여기고, 그 사람이 말하는 것이라 느끼고, 심장이 뛴다는 기대를 하면서 그렇게 그를 사랑해 버려!"



"..."



"행복해질 거야. 사랑할 수만 있다면 하루가 힘겹지 않을 테니, 사랑하자. 그를, 그리고 너 자신을."



어쩌면, 나의 이 필사적인 사랑작업이 성공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조금씩 사람들이 더 사랑스럽다. 얄미운 사람들도 조금씩 예뻐 보이기 시작한다. 그의 옹졸함이 귀여움으로 다가오기도 하고, 남편의 말실수도 그냥 흘려보낼 수 있는 지혜가 생긴다. 심장이 열려서 사랑이 더 채워진 내가 되어 간다.



두려움도 사랑해 버리니, 스스륵 떠났다. 죄책감도 사랑해 버리니, 스스륵 인사를 하고 떠난다. 분노도, 스르륵 녹아내렸다. 내 사랑에 녹아내렸다. 나도 그만 스스륵, 사라졌다. 나라는 것을 내려놓고 사랑이 된다. 그저 그들을 예쁜 꽃 보듯 바라보는 것이다.



힘들고 치고 외로운 날,


그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그를 '사랑해 버리는 일'



사랑해요, 고마워요.


괜찮아요, 또 찾아와요.


멋있으세요, 충분해요.


훌륭하세요, 대단해요.


무엇보다


정말 사랑해요.


 

그저 '사랑해 버리니' 사랑스러운 말로 서로가 치유된다.


한번 웃음을 지어 보이고, 두 번째에는 화가 녹아 사라졌고, 세 번째에는 용서가 일어났고, 네 번째에는 자비가 일어나 그를 그저 안아주는 넉넉한 가슴이 되는 것이다.



'그저 사랑해 버리자.'


'그저 사랑해 버리자, 그를, 그리고 나를'



오늘도 우리가 오직 할 수 있는 한 가지. 내 마음을 내가 선택하는 일.



그러니 '그저 사랑해 버리자.'


그를, 그리고 나를.


가장 먼저 나를, 그리고 당신을.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평온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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