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시선/글루틴 7
홍이 작가님의 오늘의 글감 <글쓰기, 그 쪽팔리는 순간에 대하여>를 읽으며 최근의 책 출간 후의 나의 느낌이 소환되었다. 여전히 나는 나의 글쓰기, 그 쪽팔리는 순간에 머물고 있다. 작가님의 글 도입부에 '쪽팔리다'라는 표현의 사전적 의미가 소개된다.
" '쪽팔리다'라는 표현의 사전적 의미는 부끄럽다, 창피하다, 체면이 깎이다 등의 뜻이 있다. 여기서 '쪽'의 어원은 얼굴이라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얼굴, 그 얼굴이 팔리는 순간은 어떤 순간일까?
"그런 얼굴이 팔리는 순간은 언제일까요? 팔리는 행위는 값을 받고 물건이나 권리 따위가 남에게 넘겨지거나 노력 따위가 제공되는 것을 말합니다. 누군가는 아름다운 얼굴 자체를, 누군가는 보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표정을, 누군가는 달콤한 말을 해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홍이 작가님의 글 중-
자신이 가진 것 중 가장 가치 있는 것을 파는 것인 이 얼굴이 팔리는 것에 대해서, 그중 가장 가치 있는 일은 그녀의 '글'이라고 이야기하며 '자신의 글'이 결국 자기 얼굴이자 자신'이라고 하는 부분에 멈춰 섰다. 글에 댓글이 많이 달릴수록, 정말 행복하면서도 동시에 많이 쪽팔린다는 이야기가 와 닫는다. 내 글에 누군가 멈춰 서고, 공감을 해주고 댓글을 달아 줄 때, 정말 나도 행복하다. 아직 크게 알려지고 인기가 있는 작가가 아니라서 그런지 나는 아직 부정적인 댓글을 받은 적은 없지만. 최근에 나온 나의 책을 통해 그런 쪽팔림의 순간을 경험한다.
"글을 쓰면 쪽 팔려서 독자님의 판단과 해석을 얻습니다. 모든 사람이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것도 아니고, 각자가 가장 귀하게 여기는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좋은 평가를 받기는 어렵겠죠. 저의 노력은 부질없는 일로 평가받고, 저의 아픔이 가십거리가 되고, 저의 일상이 물망에 오르기도 합니다."
-홍이 작가님의 글 중-
책을 출간하고 정확하게 그런 기분을 느꼈다. 나의 일상과 과거 아픔 이야기, 가족의 상처, 슬픔 등을 극복하는 과정이 담긴 글이기에 더 그랬던 것 같다. 정보성의 글이었다면 신경이 덜 쓰였을 것인데, 그야말로 나는 내 얼굴, 쪽팔리는 경험을 하게 된 것이다. 누군가는 나의 노력을 부질없는 일로 평가하기도 하고, 나의 아픔이 가십거리가 되기도 한다. 좋은 피드백을 주신 분들에게 감사를 전하면서도 조금의 부정적인 느낌의 말들은 내내 남아서 나를 괴롭힌다. '괜히 책을 써서, 내 민 낯을 드러내고, 위로를 전하고 싶다는 말 뒤에 위로를 받고자 했던 나를 재단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참 잘했다.
"쪽은 팔렸지만, 저는 여전히 정답이 무엇인지 찾고 있어요. 스스로의 중심을 잡고, 제가 선택하는 방향으로 아주 천천히 나아가고 있어요. 아마 중간에 시행착오도 겪고 길을 잃기도 할 거예요. 그때마다 또 쪽팔리겠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길을 찾아 나갈 수 있도록!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홍이 작가님의 글 중-
아... 정말 위로가 된다. 위로란 이런 것. 스스로 가 보고, 길을 잃고 헤매고. 그럼에도 또다시 그곳에 서는 행위. 나는 오늘도 글을 쓰며, 그녀처럼 나도 내 쪽을 팔고, 내 이야기를 마주할 것이다. 나만의 중심을 잡고, 아주 천천히, 느리지만 나는 길을 찾아가고 있다. 길 끝은 결국 해피엔딩이다. 오늘도 과정 중인 우리 모두에게 응원과 감사를 전한다.
글루틴7, 10일 차 동료의 글 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