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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리사 Jul 21. 2023

개구리를 삼킨 자줏빛 다알리아를 만난 날

리사의 love yourself

그럼에도 살아가야 하는 이유
 예상하지 못한
엉뚱한 즐거움을 주는 것이
인생이라서..


오늘은 서울로 여름휴가를 떠나는 날 아침이라 지난 글을 다듬어 다시 발행합니다. 지난 여행 아침 산책길에서 본 잊지 못할 풍경이 있었어요. 가끔 삶이 예상하지 못한 조합으로 찾아올 때 실소를 터뜨리며 재밌단 생각을 해요.


그날의 단상



여행을 간 곳에 인근 동네 산책을 나갔다. 혼자 조용히 걷는데 예쁜 꽃들이 많아서 눈길이 갔다. 그중 아주 탐스렇고 자줏빛 오묘한 다알리아 꽃이 아주 화려하게 피어 있었다.


그런데  꽃 가운데 뭔가 다른 게 보여서 가까이  가 보니 청개구리 한 마리가 조용히 숨죽여 쉬고 있다.

시골에 개구리가 있는 것은 예측이 가능한데


(물론 이 또한 도시에서는
흔한 일이 아니라 신기하고 즐겁다)


그런 개구리가 너무나 화려한 다일리아 꽃 속에 숨어있다.

무슨 사연인 건지 나도 모르게 숨어 있다는 표현이 튀어나온다. 나도 저 청개구리처럼 엉뚱한 곳에 가서 좀 숨어있고 싶은 모양이다.

내 마음이 자연에 대고 글을 써 내려갈 때..

가끔 생각하지 못한 표현들이 나올 때면.

느낀다..

내가 아는 내 존재가
전부가 아니라 또 다른 누군가
내 안에 기거하는 것 같다.


보랏빛 마음에다가 글을 토해내는 이 존재처럼

청개구리가 어이없이 너무 눈에 띄게
보라꽃에 숨어 있는 모습처럼

존재감이 상당하여
못 본 척, 못 들은척할 수 없는
이런 날이 나에겐

삶이 살아볼 만하다 여겨지는 날이다.

많이 많이 걷고 사색하고 눈에 확연히 드러나는

글을 토해내기로 하자


어쩌면
내가 이 세상에 온 이유인지도..


오늘은 이것으로 충분한 하루이다.


청개구리 한 마리가
너무나 눈에 띄게 숨어 있어
나도 이제 그만 숨어야겠다.

어차피
다 안다.

숨어 봤자 너는
자줏빛 꽃 같은 세상에

초록 청개구리다.


청개구리처럼 살기로 한다.
오늘도 하나를 만나
즐겁다고 기록하며..

늘 새로운 것에 설레는 나이길
염원한다..

새로운 것을 보면 감탄하고
설레는 당신이 되길 바랍니다.
삶의 이유가 때론..
이토록 사소하여 웃음이 나지요..



#글루틴 #팀라이트 #라이즈유#리사의지구별여행

#함께쓰는지구별여행#지구별여행 #다알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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