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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리사 Jul 25. 2023

오르락내리락, 그래도 되나요

리사의 love yourself

오늘의 글감은 오르락, 내리락 엘리베이터이다. 오르락, 내리락이라는 단어를 보며 나는 요즘의 내 마음을 떠올린다. 주변에도 나처럼 마음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사람들이 많은 걸 보니 비단 나 혼자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부정적인 감정을 터트리는 것은 왠지 부담스럽기도 하다. 타인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만 같고 불안정한 사람으로 비치는 것이 두렵기도 하다. 


그럼에도 용기 있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게 좋다. 오르락내리락, 그래도 괜찮다. 그렇다고 표현해도 괜찮다. 뭐든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부푼 마음도 들었다가 나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작아지는 마음도 올라온다. 그것도 괜찮은 마음이다. 마음에는 아무 잘못이 없기 때문이다. 글을 쓰다 보면 그런 다양한 마음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자리가 열린다. 가족 여행 3박 4일 동안 글을 쓰지 못해서 막힌 마음들이 있었다.


매일 글을 쓰다 보면 내 안에 고인 물들이 밖으로 나오면서 마음이 맑아지는 것 같다. 나의 오르락 내리락은 어쩌면 고인 물들을 퍼내지 못해서, 마음이 그렇게 다시 탁해져서 온 문제이기도 하다. 이렇게 글쓰기는 나의 마음을 정화하고 과거의 무거운 기억들을  덜어내는 시간이다. 희망을 쓰고 원하는 것에 집중하면 마음이 가벼워지고 밝아진다.


원하는 것에 집중하면 그 미래가 더 빠르게 나에게 다가온다.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은 충실하게 내 역할을 잘하고 있는 나를 더 자주 만나는 것이다. 내 역할이 뭘까? 나는 이 세상에 무엇을 하기 위해 태어난 것일까? 나는 늘 나의 소명을 떠올리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이다. 필요한 그들에게 영어로 도움을 주고, 다정한 대화로 고통스러운 마음을 덜어주고, 맛있는 음식으로 행복한 시간을 나누는 내가 된다면 오늘도 잘 살아가고 있는 것이라 믿는다. 이것이 내가 타인에게 해 주고 싶은 내 모습이다.


내가 나에게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그저 존재함으로 나를 인정하고 사랑해 주는 내가 되고 싶다. 항상 느껴 온 분리감과 무능함이 나를 시시때때로 무가치하게 느껴지고 쓸쓸하게 한다. 그 모든 순간, 모든 위로를 내가 나에게 줄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혼자 있어도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 나. 내가 나를 가장 먼저 듬뿍 사랑해 주고 위해주는 나. 맛있는 것을 나에게 주고, 좋은 풍경에 나를 데려와 주는 나. 좀 실수해도 괜찮다고 안아주는 나. 영어를 열심히 하고 매일 애쓰는 모습이 멋지다고 말해주는 나. 아침에 눈 뜨자마자 사랑스럽게 봐주는 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어떤 모습이라도 예쁘다고 해 주는 나.


글을 쓰다 보니 내가 나에게 원하는 게 계속 나온다. 타인에게 되고 싶은 나의 모습은 단순하게 끝이 나는데 내가 나에게 원하는 내 모습은 왜 이토록 끝이 없을까? 어쩌면 이것이 내가 타인에게 받고 싶은 사랑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마음이 헛헛한 것은 이런 사랑을 아직도 갈구하는 내가 내 안에 있기 때문이었다. 채워지지 않은 그 마음이 이렇게 사랑을 원하는 모습으로 자기표현을 한다. 그 오르락내리락 마음의 뒤에는 이런 내면아이들이 있었다. 너의 오르락 내리락은,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구나.. 그렇게 다시 내 마음과 만났다.



'아직 멀었어. 나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고.. 나에게 사랑을 좀 줘.' 


오르락내리락 뒤에 숨은 너는 이렇게 내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인정받고 싶은데 무서운 거구나?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데 무능하게 망쳐버릴 것 같은 두려움이 엄청났구나. 괜찮아. 그렇게 머물러도 괜찮아. 그저 존재만으로 너는 할 일을 다했으니, 나머지는 내가 할게. 기다려 주는 일. 그것이 내가 할 일이고 나는 오늘도 너를 이렇게 글로 만나며 내가 할 일을 한다. 



안녕, 오늘도 나는 느림보 걸음을 하고 내 방식대로, 나만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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