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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리사 Nov 16. 2023

세상 끝의 카페, 당신은 왜 여기 있습니까?

리사의 love yourself

오늘의 한 문장을 써 내려간다.


나를 사랑하기 위해 오늘도 나는 여기 존재한다.


존 스트레레키 의 <세상 끝의 카페>라는 책에서


얻은 글귀는 "당신은 왜 여기에 있습니까?"라는 질문이었다.


"당신은 왜 여기에 있습니까?


나는 그 질문 앞에 멍해졌다. 요즘 내가 왜 여기 존재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냥 삶이 내게 주어져서 나름대로 살고 있는 거야. 정도의 답을 한다. 그래서 약간 무기력하기도 했다. 그저 주어진 것에 충실한 마음이랄까? 그런데 나는 그 이상의 무언가를 가슴에 품고 싶었다. 내가 꼭 여기 존재해야만 하는 이유.



세상 끝의 카페에 가면 소중한 삶이 우리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 소설 형식의 자기 계발서인 이 책은 주인공인 존이 피로와 짜증에 가득 찬 상태로 우연히 찾게 된 카페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존은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삶을 송두리째 바꿀 만한 깨달음을 하나씩 얻어간다.


존재의 목적을 아는 것이 왜 중요한지, 어떻게 그것을 알 수 있으며, 알게 된 후에는 뭘 해야 하는지 등을 터득하는 것이다. 그리고 하룻밤을 새운 후 카페 문을 나설 때 그는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게 될 용기를 얻게 된다. 실제로 이 책의 저자인 존 스트레레키는 세상 끝으로 떠난 여행에서 존재의 목적을 깨달았고, 그것을 실현하는 삶을 살기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고 한다.


우연이 오디오로 듣게 된 이 책이 나를 멈추게 한다.


이제 내 차례인가? 내 존재의 목적을 다시 단단히 세우고 가라고 책의 저자가 인자한 모습으로 내 손을 잡아주는 것 같다. 푸른 바다 거북이를 만나는 이야기에서 나는 숨이 멎는다. 잠시 내 삶의 푸른 바다 거북이를 만났다. 어느 누구 보다 삶에 힘을 빼고 유유히 흐르는 몸짓을 보았다. 그것은 다름 아닌 나였다. 이미 존재하는 멋진 삶을 살고 있는 나. 푸른 바다거북은 그렇게 물살에 저항하지 않는 방식으로 흐름에 그대로 자신을 내맡기는 것이다.



온갖 힘이 가득 들어있었다. 이 사람, 저 사람을 만나면서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나, 그리고 스스로를 속이며 고통에 빠트리는 나, 이 일을 하겠다고 하고 다시 다른 것에 시선이 팔려 있는 나, 온갖 저항들을 만나 나는 어디로도 가지 못한 채 망망대해에서 두려움에 바들바들 떨고 있는 것이다. 푸른 바다 거북이는 나에게도 속삭여 주었다. 너의 마음의 소리를 따라가.. 너의 느낌에 충실하면 돼.


네가 슬퍼하는 마음은 네 영혼의 소리를 버린 결과야. 아픈 마음으로 너의 영혼은 목소리를 보내오는 거야. 이제 알겠니? 가장 기쁜 웃음을, 충만한 마음을 잊지 말고 그 순간의 너로 계속 살아가길 바라. 잊지 마, 너의 느낌이 곧 나의 목소리라는 것. 너는 그저 충분한 사랑, 그 자체로 바다에 흐르면 되는 거야..



애씀을 내려놓고, 모든 에고의 목소리에 휘둘리지 않으며 나는 내 영혼의 느낌이 충실하면 된다. 오늘처럼  마음이 충만함으로, 따뜻함으로 가득 채워지는 시간을 사랑한다. 아무런 잘못도 없다. 언젠가는 나도 세상 끝의 카페에 닿게 될 것이며, 나만의 존재의 이유를, 그 소중한 의미를 알게 될 것이다. 이미 답을 알고 있다. 나의 느낌이 나에게 말한다. 가장 가슴이 따뜻하고 열정이 가득 찬 일을 하며 살면 된다. 그것이 사랑하고 사랑을 주는 일이다. 곧 사랑 자체가 되는 일이다. 내가 나를 사랑하면 일어나는 마법과 같은 일이 바로 그것이다.



존재만으로도 충분한 우리에게 남은 것은 그저 사랑하고 사랑받는 일. 그것이면 될 것이라 확신하는 순간이다. 아마 책 속의 주인공이 만난 푸른 바다거북은 사랑이 되어 살아가는 삶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저항이란 사랑을 놓치게 하는 에고, 혹은 두려움의 목소리일 것이다. 물과 하나가 되어 유유히 그렇게 삶이라는 바다를 흐르자.


나는 나를 위한 한 줄을 놓치지 않기 위해 글을 쓰지만, 누군가에게 또 우연히 이 한 줄이 다가갈 것이다. 모든 연결된 마음에 사랑을 보낸다.



나를 사랑하기 위해 이곳에 존재하는 나는 언젠가, 진정으로 나를 사랑하고 그들을 사랑했다고 말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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