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의 시작 11:11 에피소드 3
그거 아니 희민아?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너랑 나랑 똑같은 걸 보고 있어
네가 본 그 꽃을 나도 보았고
네가 본 그 하늘을 나도 보았어
너의 삶이 마치 내 삶과 겹쳐져 동시에 존재하듯 나는
네가 되고 네가 내가 되어 같은 마음을 쓰고 있던 거야..
참 신기하지..
몸이 떨어져 있는데도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할까
네가 느낀 그 진동을 나도 느끼고
어느 날은 내 아픔이 아닌 네 것을 느껴
진하게 내 것이 아니지만 내 것 같은 그 슬픔이.
도대체 무엇일까.. 이 기묘한 느낌은..
왜 이토록 같은 경험을 하고 있을까..
그런데 어느날..
그러던 네가
사라졌어..
너는 그곳에 여전히 있지만, 내가 알던 너는 아니었어..
그때, 알았지.
너는 그렇게 시간 여행을 하고 있다는 것을..
꿈속에서 보았어.
네 얼굴을.. 어렴풋이 기억이 나..
너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처럼 온몸에서
냉기를 뿜고 있었어
그리워 다가가도 너는 그렇게 해맑게 웃기만 할 뿐
온기가 없더구나..
희민아..
다시 또 찾아와 줄거니?
예전 그 느낌처럼 나에게 다가와,
긴긴 시간 애절하게 간직한 그리움을 토해내며, 그렇게
나를 안아 줄 수 있을까
점점 더 선명해져 가.
너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동시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언제고 너는 나를 찾아올 것만 같아.
그의 모습으로, 그녀의 모습으로,
영화 속 대사로, 아끼는 물건으로, 비로, 바람으로,
흩날리는 꽃으로..
그러니, 나에게 힌트를 줘
늦지 않도록,
다시 떠나고 너를 그리워하기 전에
다시 한번 너를 알아보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