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고맙다

미라클 모닝페이지

by 김리사

불안이 엄습해 온다.



그것이 다시 온다.

이토록 마음의 평정은 유약한 것.




나의 불안에 다가간다.

늘 만트라처럼 외치던 긍정의 말들로 나를 무장하고,

하지만 친절하게 그에게 다가가는 것이다.


늘 그에게 다가가는 일이 가장 어려웠다.

후미진 골목에서 강도처럼 보이는 그이들의

정면을 보고 골목을 통과하는 느낌이랄까..


모든 것이 다 불안하다. 불안이 시작되면

불안하지 않은 것이 없다.


시작은 그것이었다.

딸아이의 고1이 코 앞이라는 것.

이제 나는 맡고 있는 그 아이들의 영어를

책임져야 한다.

중학교까진 게임 시작도 아니다.

이제 본게임. 아이들의 거대한 인생 전환점에

깃털만큼이라도 좌지우지되는 이 책임이

무거운데, 깃털이 큰 바위덩이가 되어 나를 짓누르는

것만 같다



또 하나는

아들의 시력저하.

교정시력이 한쪽 눈이 급 악화되어 다시

살펴야 한다.

0.8/0.4

아들은 외사시 교정수술을 한 적이 있다.

양안이 차이가 많이 나면 나도 모르게 불안하다.


그전엔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왜 갑자기

눈이 이렇게 나빠졌지.. 그것도 교정시력인데..

내가 뭘 놓친 것만 같아 자책을 한다.



모든 게 최악의 시나리오로 다가온다.

모든 작고 사소한 걱정들이 티클에서

갑자기 눈뭉치, 눈사태가 되어 내린다.

불안의 전개 양상은 늘 이런 식이 었다.


에고의 스토리 텔링은 극으로 치닫는다.


마무리는 프리랜서의 불안.

내년에 일이 하나도 없을까 봐 불안하다.

나 돈 많이 벌어야 하는데..

나 무능하기 싫은데..



아차..


나 원래 이렇게 늘 불안해했던 사람인데..

앞쪽에 마주 오던 강도처럼 생긴 불안이

나를 보더시 섬뜩하게 웃는다.


하지만

나도 가만있지 않았다.



그래,


그 모든 불안에 웃음을 보내본다.


네가 모르는 게 있지.


나는 그전의 내가 아냐..

나에겐 글쓰기라는 무기가 있거든.

나에겐 자기 사랑이라는 방패가 있거든.


네가 보는 그 불안의 얼굴은 그저 허상일 뿐이야.

더 힘든 시간도 잘 지나왔는데 뭐가 걱정이야..


영어에 푹 절어 살기로 작정하면 돼

아이들의 영어만 보고 시간을 헌신하면 돼

늘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결과는 내맡기면 되었잖아

아들 눈도 안경 교정하고 계속 살펴가면 돼


자책하지 말고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눈을 더 크게 뜨고


당당하게

어깨쭉 펴고 오늘도 살아


늘 너는 답을 찾아왔잖아


그리고

너는 그 몸뚱이가 아니야

그 생각들이 네가 아닌데 뭐가 걱정이야


온 우주를 너로 품고

너에게 온 그 모든 세상을 품고

사랑 속에 살아가면 되니까


오늘도 아무 걱정 말고

살아가렴


아니 그저 존재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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