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사의 마음 치유 카페
가슴이 답답하다. 자꾸만 화가 난다.
잘 살아가다 한 번씩 막히는 순간, 그 무엇이 문제가 되어 내 속이 이리도 답답할까? 나는 여러 가지 이유를 찾아보다가 결국 알았다.
글을 쓰지 않아서.
글로 풀지 않아서.
내 마음에 얽힌 실타래가 가득 쌓인 것.
글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간단히 쓰는 일기 같은 글, 어디 다녀온 후 쓰는 리뷰 같은 글, 주제를 갖고 쓰는 에세이 같은 긴 글, 그리고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는 성찰적인 글.
지금 내게 필요한 건 마음의 깊은 곳까지 들여다보는 자아 성찰의 글이다.
그렇게 긴급 글처방을 내리며 오늘의 치유가 시작되었다.
한 이틀 몸이 아팠다. 그리고 하던 루틴들은 멈췄다. 잠을 계속 잤고, 남편은 그런 나를 잘 돌봐준단 생각이 들지 않았다. 자신의 욕구에만 충실한 것 같은 그 사람의 행동을 보며 아픈 중에도 화가 났던 것 같다.
내가 아픈 것이 그냥 짜증 나는 것 같았다. 자기랑 놀아줘야 하는데 아프니까 잘 못 놀아줘서? 그런 이유는 사실 이해는 간다. 나라도 그랬을 것 같다. 우리는 17년이 넘은 부부니까. 배우자가 아프면 걱정도 되겠지만 자신에게 오는 불편함이 더 크지 않을까.
그러나 이해해주고 싶은 마음 보다 그냥 나도 섭섭하고 화가 난다. 그리고 아픈 것도 짜증이 났다. 왜 하필 이렇게 날씨도 좋고 놀기 좋은 봄날에 나는 아플까. 아플 시즌을 정해놓고 마음대로 아플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내 마음은 급기야 그렇게 스스로에게 불만을 터트리고 있었다.
그렇게 이틀 정도가 흐르는 사이 남편은 없었다. 주말에 1박 2일 골프 여행을 떠난 남편이었다. 내내 나는 잠을 잤으며, 스스로 먹을 죽을 쒀서 먹었다. 죽을 먹고 나니 좀 힘이 났다. 이틀이 지나서야 동네 카페에 와서 글을 써볼 힘이 났다. 그리고 남편은 저녁 무렵 다시 연락이 왔다.
오자마자 배드민턴 클럽의 저녁 모임이 있단다. 가도 되겠냐고 해서 볼멘소리로 가라고 했다. 어차피 나도 카페에서 할 일이 더 많다고 집에 지금 안 들어갈 거라고 했다. 그게 사실이기도 했지만 마음속에 반반으로 남편이 오면 들어갈까 생각도 했나 보다.
그렇게 5시간 나는 카페에서 글을 쓰고 일을 했다. 그리고 마음속에 고구마처럼 답답한 이 감정들을 만나 글을 쏟는다. 내 마음을 어루만지며 위로하는 시간이 필요했나 보다.
요즘 나는 나를 재밌게 해 줄 어떤 모임, 클럽을 찾고 있다. 만나면 즐겁고 유쾌하고 배움도 성장도 있는 그런 클럽이 필요하다. 남편은 그런 클럽들 속에서 즐겁게 잘 지내는데 한편 그게 샘나기도 했나 보다. 오늘 나는 만날 사람이 없다. 불러내려면 사람이 없지도 않지만 그렇게 이 사람 저 사람 연락하며 불러 내고 싶지도 않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나도 클럽이 고프다는 것. 여러 사람들과 얘기 나누며, 일상을 공유하고, 즐기고 싶은 마음은 인간의 본성이 아닐까 한다.
아파서 서럽고, 할 일들이 아직 많아서 서럽고, 재밌게 모여 수다 떨 클럽이 없어 서럽다. 오늘은 여러 가지로 서러운 날이다. 한편 이 외로움, 헛헛함을 고독이라 이름 짓고 다시 나아가려 한다.
심심해 봐야 또 같이 즐거운 것도 알겠지.
오늘은 내가 참 귀엽다. 이렇게 삐지고 심심해서 뭘 찾고 있는 나. 글을 쓰며 한편 위로가 되며 나를 알아가는 나. 나는 너무나 여러 클럽 속에 잘 놀고 다니는 남편에게 삐진 것이고, 한편으로 내가 놀 클럽이 없어 섭섭한 것이다. 봄이니까. 더더욱. 나는 재밌게 놀고 싶은 것.
그래도 오늘 글 쓰며 좀 해소가 되었다. 리뷰 글을 쓰고, 내 마음도 쓰고, 인스타 영상도 만들어 올리고, 협찬 글도 다 썼다. 뭔가 하고 나니 풀리는 것이 있다.
그래도 엄청 큰 마음속의 답답함은 아직 그대로다.
아마 이건 내 미션일지 모르겠다
인생 미션.
이 돌덩이 하나
무엇으로 해소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