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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리사 Jan 17. 2023

흔들리며 피는 꽃들에 대하여

흔들리며 피는 꽃들에 대하여


꽃들이 이렇게 아름다웠던가?..


요즘 들어 꽃이 더 아름답게 느껴진다.

오늘 아이들 선생님의 6년간의 교육에

감사의 의미로 꽃다발을 사드리며 내게

한아름 안긴 꽃들을 찬찬히 바라보았다.



그런데 그 꽃들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미소가
내 얼굴에 번지면서 나도 그 꽃처럼 그렇게
아름다운 존재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꽃 같은 존재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는 날이다.

어느 꽃이든 아름답지 않은 꽃이 없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다움의 꽃으로 피는 축복을 바라본다.


나는 어떤 꽃으로 오늘도 피어날 것인가? 당신은
어떤 꽃과 향으로 당신만의 삶을 아름답게
물들여 갈 것인가? 그런 생각을 한다.


요즘 나는 흔들리며 피는 꽃으로 살아가고 있다.
어느 하루도 흔들리지 않은 날이 없다. 매 순간 매 분
매 초 나는 바람에, 사람에, 그렇게 내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에 맞춰 온몸을 떤다.





그렇게 떨리는 내 몸을 보면서
때로는 모자라고 어리석다고 비난을 퍼붓기도 하고
또 어떤 날엔 그런 몸부림마저도 삶이라서
아름답다고 그렇게 지긋한 마음으로 바라봐준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나는..

흔들리며 피는 꽃으로 나를 그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래도 괜찮다고 끊임없이 나를 껴안는다.
게으름과 무기력도 다 나의 하나의 꽃잎으로
충분히 자격이 있으니 그저 너의 일은
바람에, 사람에 그렇게 흔들리며 크는 것


그 모두 합하여 바로 당신이라는 꽃이라고

말해 주고 싶다.



정현우 <우리는 약속도 없이 사랑을 하고>


벚꽃이 떨어지는 방향으로 숨을 쉰다.

바람결에 날아가는 잎들과 대기의 서늘한

흐름. 한철을 순식간에 지나가는 것들.

벚꽃이 질 때, 사랑이 미움에 닿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랑이 우리를 바닥을 보게 하는가.

사랑이란 이름으로 그 안에서 뭉개지고

흐트러지는 마음이 있다.

그냥 밟고 지나가도 되는 마음들이 있을까.

빗물에 쓸려가는 벚꽃을 보면, 시작과 동시에

끝을 생각하게 된다. 기어이 살고 싶은 생각

과 죽어버리고 싶은 밤이 있어 생의 가치는

충분하다.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에

헤어짐이 시작되는 벚꽃의 시간이 인간의

생과 닮아 있다는 생각.



정현우 님의 에세이 집에서
꽃과 관련된 마음에 담긴 한 글 꼭지를 나누며

오늘 하루도 당신에게 위로를 전한다

흔들리며 존재하여도 아무 문제없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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