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한다는 말.
이 말은 항상 무언가의 처음에 놓여지는 말이다.
첫 발을 떼어놓는 모든 순간의 처음 단계인 시작.
언제나 처음을 장식하는, 경쾌하고 활발한 의미를 담고있는 단어인, "시작"이라는 이 말을 곰곰히 생각해보게 된다.
뭐든지 잘 벌리고 쉽게 손대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에게 모든 것들은 어려움의 대상이 아니다. 일단 아주 쉽게 시작을 하고 본다.
중요한 것은 마인드라고 하지만,
"아, 이번에도 안되겠네? 이제 됐어~ 좋은 경험했어! 이건 나에게 아닌 것 같아."
라는 마음으로 스스로 위안하며 시작했던 그 순간의 의미를 종결지어버린다.
좋은 경험이었을 것이다, 어쨌든 해보고 안해보고의 차이는 분명한 것이기에.
그런데 수많은 좋은 경험들이 과연 내 인생에 어떠한 것을 가져다 주었을까?
경험이란, 무언가를 겪어봄으로 인해 깨닫게 되는 것이 아닐까?
계속적인 시작으로 새로움을 대할 때 어려워하지 않고 쉽게 접해볼 수 있는 능력은 아주 좋은 일이다.
그런데 매번 끝맺음이 없는 현실이라면, 그 좋은 경험이 나에게 가져다 준 것은 무엇일까?
경험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만한 일이었을까?
몇 번의 좋은 경험은 과정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과정 중 하나이겠지만
분명한 것은 언제나 그런것을 아닐 것이다, 그렇게 스스로 위안을 삼을 뿐.
<네갈래 길>이라는 글이 있다.
산 속마을에서 자란 어느 여자아이가 처녀가 되어서 바다를 보러가겠다고 다짐하며 떠나는 이야기.
바다를 보기 위해 길을 떠났고, 익숙한 길을 지나쳐 마주한 네갈래 길 앞에서 어디로 가야 바다를 볼 수 있을지 몰라서 멈춰버린 처녀.
그렇게 멈추어버린 그녀는 그 자리에서 계속 멈추어있었고 어느 새 늙은 노파가 되었다.
체념한 그녀가 산꼭대기를 올라서 알게된 사실은,
결국 네갈래 길 모두가 바다를 향하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뭐라도 정하고 끝까지 해보았다면..
정주영 회장님의 "이봐, 해보기나 했어?"의 의미는
"이봐, 끝까지 해보기나 했어?"라고 들리우는 것 같다.
내가 내 인생을 올바르게 만들어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내 생각과 행동을 믿고 옳게 만들어가는 것이다, 끝까지. 모든 것을 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