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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채파파 Aug 11. 2022

[여덟 단어] _ 찰스 바클리

[여덟 단어] _ 찰스 바클리



중학시절 NBA에 굉장히 빠져있던 시간이 생각난다.

마이클조던의 황소군단이 전 NBA를 휩쓸고, 

포스트 조던을 향해 코비 브라이언트, 앨런 아이버슨, 빈스 카터 등 즐비한 루키들이 탄력있게 달리던 90년대 코트.

내가 가장 좋아하던 플레이어는 피닉스 선즈의 찰스 바클리였다.

휴스턴 로켓츠로 이적한 이후보다는 선즈의 바클리를 더 좋아했던 것 같다.

언제나 배짱있게 플레이하고, 저돌적이며, 쉽사리 공을 빼앗기지 않았다.

설령 공을 빼앗기거나 상대와의 몸싸움에서 지게되면 엄청난 포효와 리액션으로 자신의 존재를 늘 당당하게 알리던 선수였고, 허풍이 아닌 진짜 실력을 갖추고 있던 최고의 선수였다.


위의 말은 친선경기에서 있었던 상황에서 나온 말이다.

모든 프로스포츠에서 올스타전, 친선경기는 아군 적군 없이 즐기는 경기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팬들 또한 그러한 모습을 보면서 스포츠에서의 인간미를 느끼곤 한다.

하지만 바클리는 친선경기였던 그날의 경기에서 상대를 누르고, 강한 몸싸움을 하고, 정말 최선을 다해 집중하고 몰입하면서 경기에 임했다.



당신은 온유함의 미덕을 믿지 않습니까?
- 인터뷰 기자의 질문


언뜻보면 그런 것 같다. 서로가 웃으면서 화기애애하게 '즐기는'친선경기인데 그렇게 평소처럼 지면 죽을 것 같은 기세로 경기에 임할 필요가 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온유함.

성격과 태도가 부드럽고 온화한 상태를 말하는 말.

친선경기라고 히히덕 거리며 느슨하게 플레이하는 것이 온유함은 아닐 것이다.

실제로 그날의 경기는 내전을 겪고있던 나라의 선수들과 진행했던 친선경기였다. 전쟁의 아픔과 슬픔을 스포츠경기로 치유해보려는 취지의 경기였으니 '적당히' 하면서 그 순간만큼은 전쟁의 아픔을 잊고 즐기기를 바라는 마음도 일각에는 있었을 것이다.

다만 NBA의 선수들은 프로선수들이었고, 바클리는 프로의 자세에 가장 올바른 모습을 보여주었을 뿐이다.

전쟁의 아픔이 적당히 히히덕 거리면서 플레이를 한다고 과연 씻어졌을까?

단지 그 순간의 즐거움으로 망각할 뿐은 아니었을까?

진정한 온유함과 미덕은 진짜 프로의 자세로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며 열정을 전달하고, 에너지를 나누는 것은 아니었을까?

그리고 또한, '전쟁을 빠르게 종식하자!'라는 슬로건이 있던 경기였을지라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어찌보면 전쟁보다 중요한 내 인생을 대하는 자세가 아닐까?


찰스 바클리의 이 말은 각자의 생각에 따라 달리 이야기될 수 있는 말이다.

단, 중요한 것은 이것이다.

삶을 뜨뜻미지근하게 살지 말자는 것.

프로선수로서 임하는 기간동안만큼은 혼신의 힘을 다해서 내 프로선수의 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

내가 내 인생을 대하는 이 순간에 내가 해야할 것을 전심으로 다하는 것.

농구선수에게 필요한 것은 공이고,

가수에게 필요한 것은 마이크라면,

나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반드시 생각해야한다.




내가 온유하다고 착각하는 것이 있다면 꼭 생각하자.

그것이 내 인생에 무엇을 가져다 주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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