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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예또 Apr 30. 2023

별을 본다는 것의 의미

 비행기 창문에 얼굴을 묻었다. 멀리선 잘 보이지 않던 별들이 쏟아질 듯 내 눈 속으로 들어왔다. 홀로 떠난 1년간의 배낭여행이 끝나고 야간비행 편으로 귀국을 하던 중이었다. 끝끝내 울지 않을 것 같았던 내 눈에 눈물이 고였다. 별들이 너무 예뻐서였다.


 나는 별을 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걸 이번 여행을 통해 깨달았다. 홀로 하는 여행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되고 반복되는 여행이 조금은 지루하게 느껴질 무렵, 나는 하늘을 자주 보기 시작했다. 온 세상 사람들이 같은 하늘 아래에 살고 있다지만 내가 세계를 누비며 본 하늘은 각자 다른 모양이었다.


 그동안 바쁘게 지내느라 하늘 한 번 바라볼 여유가 없었다는 사실을 여행을 떠나기 전까진 몰랐다. 하늘에 그토록 눈부시게 많은 별을 담을 수도 있었다는 걸 서울 하늘만 바라보며 살 땐 알지 못했다. 밤하늘 빼곡히 반짝이는 별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사진으로 완벽히 담아낼 수가 없었다. 그러면 나는 기억에 열심히 담아둘 요량으로 한참을 별들만 멍하니 바라보곤 했었다.


 별을 보면 그때의 내가 생각난다. 가까이 있진 않아도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는 나를 응원하는 누군가를 떠올리며 다시 엉덩이 툭툭 털고 일어나 씩씩하게 길을 걷던 그때의 내가. 그때의 그 하늘도, 그 시간도, 그 감정들도 내 기억 속에 남아 아주 오래도록 그리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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