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밀턴
지금은 안주의 땅을 찾아야 할 세계가 그들 앞에
펼쳐져 있고, 섭리자가 그들의 안내자였다.
그들은 손을 마주 잡고 방랑의 걸음 느리게
에덴을 지나 그 쓸쓸한 길을 걸어간다.
시(時)는 아름다움을 드러내서가 아니라 기존의 대상을 새롭게 바라보고, 새로운 이름과 함께 새로운 생명력을 준다는 점에서 창조 행위와 닮아있다. 그리고 상상(想像)은 무에서 유를 창조해서가 아니라, 기존의 대상을 철저히 분석하고 쪼개어 그 빈틈을 메우거나 여백을 자신의 언어로 채운다는 점에서 유사 창조 행위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창조의 행위는 방법과 목적, 이유를 막론하고 행위자 자신에게나 그 행위의 목격자 모두에게 초인간적인 감흥과 경험을 선사한다. 그것이 선한 것인지, 악한 것인지의 문제는 드러나지 않은 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