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함께 있으면 나를 더 빛나게 하는 사람이 있다. 영화 <스타 이즈 본>의 무명 가수 앨리(레이디 가가 분)에게는 록 스타 잭슨(브래들리 쿠퍼 분)이 그랬다. 잭슨은 그녀의 재능을 알아봐 주고, 외적인 콤플렉스까지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 앨리 또한 사랑에 빠지고, 그가 준 기회를 발판 삼아 가수로서 성공한다. 함께 노래하는 두 사람은 별처럼 반짝인다.
하지만, 잭슨은 나빠지는 청력을 방치하고 술과 약물에 의존하면서 처참하게 망가진다. 앨리가 그래미 어워즈에서 신인상을 받고 소감을 말하는 영예로운 순간, 그녀를 따라 무대로 올라간 잭슨은 소변을 참지 못하고 시상식을 망쳐 버린다. 그는 더 이상 앨리를 빛나게 만드는 사람이 아니다. 남들의 눈에는 그저 그녀를 난처하게 만드는 골칫거리로 보였다.
앨리에게는 조금 달랐다. 그녀에게 잭슨은 큰 슬픔이고, 안쓰러운 존재였다. 최고의 순간을 망쳐버린 그에게 화를 내기는커녕, 쓰러진 그를 끌어안고 눈물을 흘린 이유다.
(중략)
사랑하는 사람이 반복적으로 힘들다고 말할 때, 걱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는 왜 이렇게 약할까?’ 생각했던 적이 있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적게 받거나 체력을 키우는 방법에 대해 말했다. 도와주고 싶었다. 어느 순간부터는 그가 힘들어할 때 ‘왜’라는 의문을 품는 대신 그저 안쓰러워하게 됐다. 마음이 아팠다. 등을 토닥이고 안아주고 입 맞춰주게 되었다.
함께 있으면 나를 빛나게 해주는 사람, 근사하다. 하지만, 때로는 그가 빛을 잃고, 내가 지닌 빛까지 앗아갈 지라도 사랑하고 싶다. 다시 빛날 때까지 어두운 곳에서도 함께 기다릴 수 있는 인내력과 사랑이 있었으면 좋겠다.
2019년 4월
※ 책에 실린 글의 일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