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희망 Jul 16. 2022

이까짓, 생존

<이까짓, 생존>은 일러스트레이터, 1인 카페 운영, 작가로 '생존'해 나가는 삼각커피님의 일상 이야기다. N 잡러의 현실이라고 해도 될 만큼 사실적인 이야기가 흥미롭고, 귀여운 그림 덕분에 부담 없이 술술 읽힌다.


일러스트레이터로 지내다가 그림만으로는 주머니 사정이 나아지지 않아서 카페를 창업한 그녀. 가게를 계약하고 직접 인테리어를 해서 야심 차게 오픈했지만 곧 코로나 시국을 맞는다. 하루 매출에 마음이 왔다 갔다 하는 1인 사업가, 좋아하는 그림과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그림 사이에서 고민하는 일러스트레이터, 솔직한 글을 쓰고 싶어서 삼각커피라는 필명으로 작업하는 작가로서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저자는 담담하게 썼지만 가게를 계약하고 직접 인테리어를 하고 매일 혼자 카페를 꾸리는 그녀가 참 대단해 보였다. 아무리 주머니 사정이 다급해도 1인 사업가로 카페를 오픈하는 건 쉽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그림과 글이라는 것을 명확하게 알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어떤 일이든 헤쳐나가는 모습이 멋졌다.

놀랍고 속상한 부분은 가게에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들이었다. 물건 판매, 기부 요청, 카드 영업, 교회 등 다양한 주제로 카페를 방문하는 이가 많다는 것이 놀라웠다. 그들도 생존을 위해 발품을 파는 거겠지만, 장사가 심각하게 안 되는 저자의 입장을 생각하면 모두가 안타까웠다. 가게로 불쑥 들어와서는 대뜸 기부를 요청하고, 사정이 좋지 않아서 죄송하다는 저자에게 낮은 한숨과 짜증을 뱉은 몸집이 큰 남자도 있었단다. 저자의 카페는 한가한 골목에 있고 가게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도 밖에서 알기 어렵기 때문에 너무 두려웠을 것 같다. 그럼에도 지지 않고 끝까지 맞서 무례한 남자를 돌려보낸 저자에게 박수를 보낸다.


저자가 대단하고 부럽기까지 한 이유는 먹고살기 힘들다고 투정 부리지 않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그림을 오래 그리기 위해 오늘을 살며, 그 과정에서 다양한 지혜를 터득해서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보낸다. 수박씨만 봐도 벌레로 오해하고 기겁하던 그녀가 카페 청결을 위해 벌레들을 쓸어 버리고, 일러스트레이터 의뢰를 받으면 주눅 들지 않고 원하는 조건을 제시하고, 카페 손님에게는 자신 있게 친절하고 당당하게 상냥하다.


누군가에게는 꿈일 일러스트레이터, 카페 사장, 작가로 사는 그녀지만 그런 직업을 가졌다고 해서 매일이 장밋빛일 수만은 없다.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도, 두려운 일이 일어났을 때도 긍정적인 태도로 내일을 만들어가는 그녀의 모습에 나도 용기를 얻는다. 귀여운 그림이 있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 일러스트레이터, 카페 사장, 작가 혹은 N 잡러의 일상이 궁금한 사람, 진솔한 이야기를 통해 용기를 얻고 싶은 이들에게 권한다.

작가의 이전글 언젠가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