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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망 Oct 30. 2021

모든 것이 욕심이다

욕심을 부리다가, 조급한 마음으로 행동하다가 낭패를 보았다. 왜 나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걸까. 지나고 보면 별일 아닌데 그 일에 지나치게 집중하고 있으면 그게 전부인 것처럼 느껴진다. 단 하나의 실수일 뿐인데 '모든 게 엉망이다. 전부 잘못되었어'라는 마음으로 좌절한다.


같은 실수가 반복되고 행동에는 개선이 없을 때 나에게 실망스럽고 화가 난다. 왜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걸까. 지난번 사건에서 왜 배운 게 없나. 답답해서 찾아본 글에서 '어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10번의 실패와 연습이 필요하다'라는 문장을 보고 찬찬히 생각해 봤다. 같은 실수가 반복되었다고는 하나 따져보면 이제 겨우 3~4번이다. 은연중에 '3번이면 고쳐야지, 개선해야지. 3번 이상 실수하면 안 돼!'라는 엄격한 기준이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살다 보면 실수할 수도 있지, 게다가 삶을 뒤흔드는 결정적인 실수도 아닌데 좀 너그럽게 넘어갈 순 없나. 모든 게 욕심이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 매일 좋아지고 싶다는 열망, 어제보다 나은 내가 되고 싶다는 바람... 목표한 것은 꼭 이뤄내야 한다는 욕심.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면 실망하고 좌절해서 패배자로 여기는 습관을 내려놓고 싶다.


사실 10번 도전해서 실패한다고 해도 괜찮다. 괜찮을 거다. 10번의 도전 속에서 분명 배운 것이 있을 테고, 그걸 통해 나는 또 한 뼘 성장했을 테니까. 아니 그런데.. 꼭 뭘 배워야 하는 건가. 꼭 성장해야 하나. 10번 도전 속에서 똑같이 실패하면서 배운 게 없어도 괜찮지 않나. 그냥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인정하고 편히 살 순 없나.


내 마음에 딱 들어맞는 영상을 찾았다.


<법륜 스님의 설악산 등산 이야기> 영상 내용 정리

처음에는 산에 오를 자신도 있고 산에 가면 좋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올라가겠다고 결심한다. 올라갈 자신도 있고 체력도 넘치는 상태였다. 하지만 산 중턱쯤 가니까 너무 지치고 다리도 아파서 더 이상 못 올라갈 것 같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산을 올라가다가 다리가 아프면 거기서 쉬었다가 올라가면 된다. 하지만 날이 저물면 올라가는 것도 좋지만 내려오기도 해야 한다. 체력이 안 되겠다 싶으면 내려와야 할까, 거기 앉아서 신세타령해야 할까?

거기에 앉아서 신세타령하거나 불평불만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그러니까 그때는 두 가지. 쉬어가면서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올라가는 방법이 있고, 아니면 체력의 한계를 인정하고 내려오는 방법이 있다.

그럼 내려오는 건 실패냐? 아니다. 반드시 올라가야 한다는 아무런 이유가 없다. 올라가고 싶으면 올라가도 되지만 거기 올라가면 반드시 좋다든지, 거기 못 올라가면 나쁘다든지 이런 법은 없다, 인생에. 그렇다면 올라갈 필요가 없느냐? 그건 아니다. 내가 올라가고 싶으면 올라가도 된다. 근데 중턱 가다가 내려와도 그만큼 갔다 온 것은 대단한 거다.

좌절하는 것도 불평하는 것도 욕심이다. 어떤 걸 하다가 안 되면 그만두면 되지 왜 좌절하는가? 정상까지 올라가는 것이 좋은 것이고, 내려오는 것은 나쁘고 패배한 것이 아니다. 중턱에서 허송세월 불평불만 좌절하고 있는 것이 욕심이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안 되면 '무조건 잘못되었다'라고 생각하거나 남을 불평하거나 스스로에게 좌절할 필요가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지금 행복하면 된다. 그저 깨닫기 위해 사는 사람이 있는데, 그러다가는 행복 찾다가 죽는다. 단박에 깨닫고 평생 즐겁게 살자.


내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다고 해서 잘못된 것이 아니다. 산을 올라가다가 안 될 것 같으면 내려오면 되고, 그래도 올라가고 싶다면 쉬엄쉬엄 가면 된다. '올라가야 한다, 이걸 꼭 이뤄내야 한다, 잘해야 한다'라는 것은 그저 내 기준이고 욕심일 뿐이다. 스스로에게 너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니까 기준에 미치지 못할 때가 많은 거다.


실수해도 괜찮고 같은 실수를 반복해도 괜찮다. 배우고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괜찮다. 하지만 또 같은 실수를 했을 때 좌절하지 말자. 실수한 나를 앉혀놓고 불평불만하는 대신 잠시 쉬거나 방향을 돌려 내려가자.


내 현 상태를 명확히 알고 그에 맞게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기. 지나친 욕심이라는 것을 인정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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