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키아라 (Chiara)

슈만 – 피아노 협주곡 가단조

by 김예훈
"당신의 사랑이 나를 끌어올리니 당신은 나의 선한 영혼, 보다 나은 내 자신이네"


독일의 작곡가 로베르트 슈만(1810~1856)과 그의 아내 클라라의 러브 스토리는 클래식 음악사에서 매우 유명할 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 예술적 영감을 주었습니다. 피아니스트를 꿈꾸던 청년 슈만과 스승의 딸이었던 9살 연하의 클라라, 이 두 사람은 클라라 아버지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법정 소송까지 불사하며 결혼에 성공합니다. 하지만 무리한 연습으로 손가락을 다친 슈만은 작곡가와 음악평론가로 전향하게 되고 어릴 적부터 뛰어난 음악적 재능으로 피아니스트와 작곡가로 주목받던 클라라는 결혼 후 활동의 폭이 줄어들기는 하였지만 남편의 음악적 동반자이지 슈만의 많은 걸작을 탄생시키게 한 장본인이었습니다. 그리고 남편 슈만이 정신병으로 46세의 나이로 요절하자 7자녀를 홀로 키우는 동시에 왕성한 연주활동을 병행하는, 강인한 어머니이자 음악가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하였습니다.


1845년 발표된 슈만의 유일한 피아노 협주곡인 작품 54는 그의 아내 클라라를 위해 작곡된 곡입니다. 곡의 초연도 클라라의 피아노 연주로 1846년 드레스덴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슈만은 피아노 협주곡을 작곡하려는 마음을 1830년 이전부터 가지고 있었지만 당시 능숙하지 못한 관현악법에 대한 어려움으로 진척이 되지 못하였습니다. (슈만은 라이프치히 법대 출신이었기 때문에 작곡을 거의 독학으로 익혔습니다.) 그러다 1841년 단악장으로 된 <피아노와 관현악을 위한 환상곡>을 작곡하였고 1845년에 이 환상곡을 1악장으로 하고, 두 개의 악장을 추가하여 피아노 협주곡으로 완성하여 발표하였습니다.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은 원래 환상곡으로 시작했던 곡이기에 전통적인 협주곡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데 화려한 기교를 앞세워 피아노 독주만을 부각하던 당대의 성향과는 달리 슈만의 독자적인 피아니즘과 낭만적인 오케스트라가 균형 있게 조화를 이루며 새로운 음향과 협주곡 양식을 만들어 냅니다. 특히 각 악장이 하나의 주제의 의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데 전체의 곡을 관통하는 그 주제는 제1악장의 강렬한 짧은 서주 후에 들려오는 오보에로부터 흘러나옵니다. 이는 클라라의 주제로도 알려져 있지요. 계명은 [도-시-라]로 시작하는데 이를 독일식 계명으로 표기하면 [C-H-A]가 되고 클라라의 애칭이었던 Chiara (키아라)를 암시하는 음악적 암호가 됩니다. 클라라의 주제는 모든 악장에 스며들어 있으며 2악장과 3악장은 멈춤 없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연주됩니다.


슈만 피아노 협주곡 가단조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 피아노

프랑크푸르트 라디오 심포니 / 파보 야르비 지휘

https://youtu.be/3jbHbDena_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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