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람스 비극적 서곡 op.81
고독한 마음을 고백하며 비극적 서곡을 쓴다
브람스가 작곡한 두 곡의 연주용 서곡은 비슷한 시기에 쓰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전혀 상반된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는 밝고 명랑한 느낌의 <대학축전 서곡>이고 또 다른 하나는 <비극적 서곡>입니다. 오늘 소개하는 <비극적 서곡>은 브람스가 40대 후반에 접어든 1880년에 작곡된 작품으로 이 곡을 작곡할 당시 그의 주변에는 비극적인 일들이 연속적으로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1879년 그가 평생 흠모했던 클라라 슈만의 아들인 펠릭스 슈만이 열다섯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고, 다음 해에는 그의 친구인 포이어바흐가 베네치아에서 사망하였습니다. 분명 이런 슬픈 주변 상황들이 <비극적 서곡>의 작곡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은 큽니다. 하지만 브람스의 슬픔과 고독, 비극은 단순히 어떤 사건에 의해 만들어진 정서는 아닙니다.
브람스는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는데 ‘고독’은 그의 삶 가운데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정신 중 하나였습니다. 그가 <비극적 서곡>을 출판업자에게 보내며 쓴 편지에는 “고독한 마음을 고백하며 비극적 서곡을 쓴다.”라는 내용이 있는데 이것을 보더라도 <비극적 서곡>은 브람스의 ‘고독한 정신’의 산물임을 알 수 있습니다. 제목처럼 곡 전체의 주제는 고독에서 나온 ‘비극’이지만 브람스는 그저 비극적 운명에 무기력하게 순응하는 나약함을 표현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비극적 운명은 강한 의지로 맞서 싸우고 극복해야 하는 것이라고 외치고 있지요. 이런 정신은 그가 매우 존경했던 베토벤의 영향이기도 합니다. 브람스 <비극적 서곡>은 우리에게 삶에 있어 비극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를 철학적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브람스 비극적 서곡 Op.81
베를린 필하모닉 / 카라얀 지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