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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쉼표 10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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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스민 Jul 26. 2018

056. 차심

손택수


차심이라는 말 있지 

찻잔을 닦지 않아 물이끼가 끼었나 했더니 

차심으로 찻잔을 길들이는 거라 했지 

가마 속에서 흙과 유약이 다툴 때 그릇에 잔금이 생겨요 

뜨거운 찻물이 금 속을 파고 들어가 

그릇 색이 점점 바뀌는 겁니다 

차심 박힌 그릇의 금은 병균도 막아주고 

그릇을 더 단단하게 조여준다고....

불가마속의 고통을 다스리는 차심 

그게 차의 마음이라는 말처럼 들렸지 

수백년 동안 대를 이은 잔에선 

차심만 우려도 차맛이 난다는데 

갈라진 너와 나 사이에도 그런 빛깔을 우릴 수 있다면 

아픈 금 속으로 찻물을 내리면서 

금마저 몸의 일부인 양 



#1일1시

#100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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