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장. 밀고 당기는 기술 / 1) 미묘한 감정
회사에 한 여직원이 있다. 그녀는 잘 웃고 재미난 여인이다. 하지만 처음 왔을 때 되게 힘든 기색이었다. 나중에 알아보니 자신과 사귀던 남자가 원래 6년간 교제하던 여자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곧 그녀와 결혼을 한다는 것이다. 이 얼마나 충격적인 말이 아닐 수 없다. 남자의 양다리가 얼마나 부끄러운 지 대신 사과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는 한 숨을 쉬더니만 이 것이 인과응보라고 생각을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 전에 잘 사귀던 남자가 있었는데 곧 결혼할 이 남자가 잘 해주는 바람에 갈아탄 것이 화근이라고 한다. 그녀의 상황은 이러했다.
우선, 그녀가 전 남자와 사귀게 된 것은 지역 고등학교 근처 동문모임에 알게 된 지인이다. 그녀는 마음씨 착하고 자신을 위해서 잘 해주는 남자를 정이 들어서 그렇게 사랑으로 번졌다고 한다. 약간의 아쉽다면 키가 170대 초반인데 몸무게가 58kg이라서 너무 말라서 퀼리티는 그리 좋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사람이 워낙 성실해서 가정적이라고 했다. 하지만 만나면 만날수록 지쳐갔다. 당시 남자는 공무원 준비에 한창 바빴고 그렇기에 여자에게 조금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자신이 꼭 공무원에 붙어서 연봉 8000만원을 벌 것이라면서 희망을 주었다. 물론 사랑의 조건 중 큰 요소가 돈은 아니지만 이왕이면 다홍치마인 격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러한 지속적인 생활에 매번 같은 데이트인 밥먹고 차마시고 혹은 영화보는 게 지겹고 지쳐간 것이다. 어찌보면 서서히 애인의 설레임은 없고 정으로 엮어진 가족적인 사이가가 된 셈이다. 그렇게 가족화가 되면서 무미건조한 느낌이었는데 그녀에게 뉴 페이스가 나타난 것이다. 회사에서 만나게 된 자상한 남자인데 당시 키도 180cm가 넘으면서 외모도 출중했다. 그런 그가 그녀에게 잘해주니 끌렸다. 아니 막 잘해줄 때는 너무나 설렜다고 한다. 그 남자와 몇 시간을 있어도 못 느끼는 것을 이 자상한 남자의 몇 마디가 흔들리게 한 것이다. 그녀는 고심했다.
'양심적으로 이건 아니다.' 라고 다짐했고, 그래도 정이 있고 의리로 현재 사귀고 있는 남자를 지켰다. 하지만 잦은 분쟁과 과도기에 더는 꼴보기 싫은 그 남자를 대처할 수 있는 탈출구가 필요했다. 보통 과도기 없는 상황에서는 믿음직한 남자가 있고 순간 끌리는 남자가 있다면 보통 여자들은 끌리는 남자랑 잠시 만나다가 믿음직한 남자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반면 남자는 꼭 그렇지는 않지만 둘 다 만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아마 본능적인 양의 대한 쟁취욕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는 이러한 본래의 이성으로 돌아가는 것을 버렸다. 이유인즉, 과도기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서도 사랑의 얼마나 적절한 시간 차가 중요한 지 알려주는 대목이다. 그녀는 그렇게 해서 찌질스러운 그 남자를 버렸고 이 새로운 남자를 잡은 것이다.
* 사귀는 이성보다 끌리는 이성(미묘한 감정으로 나타남)이 나타날 때
1) 남자일 경우
사랑의 진전중 상황
: A, 현재 흐지부지한 여자 + B, 새로 등장한 끌리는 여자 (B에게 잠시 흔들려서 A와 B를 동시에 만나게 됨. 단, AB가 서로 모를 경우)
사랑의 과도기 상황
: A, 현재 흐지부지한 여자 + B, 새로 등장한 끌리는 여자 (B에게 잠시 흔들려서 바로 A를 버리고 B로 바꿔버림)
2) 여자일 경우
사랑의 진전중 상황
: C, 현재 흐지부지한 남자 < D, 새로 등장한 끌리는 남자 (D에게 잠시 흔들리다가 다시 C로 돌아 옴)
사랑의 과도기 상황
: C, 현재 흐지부지한 남자 > D, 새로 등장한 끌리는 남자 (D에게 잠시 흔들려서 C를 버리고 B로 바꿔버림)
위의 상황은 꼭 맞는 것은 아니다. 얼추 그러한 주변 상황이 있기에 정리한 것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그년의 이야기를 하겠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알고보니 자상한 이 남자가 수상한 것이었다. 바로 자신은 그 남자의 동시에 만나는 2번째 여자였던 것이다. 소위 말해서 서컨드였다. 그렇게 그 남자는 다시 결혼을 위해서 6년간 교제한 그녀에게 돌아갔으며, 그녀는 멍하니 홈런맞은 투수마냥 바라만 봐야 했다. 그렇게 멍청한 투수로 만들어 버리고 그는 간 것이었다. 게다가 더 화가 나는 것은 그리고 정리한 전 남자친구는 그 꿈에 그리던 공무원에 합격하여 좋은 연봉으로 생활한다는 것을 전해 들었다. 너무나 자신의 행동이 어찌나 비참한지 이것은 벌 받은 것이라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당부한다. 그리고 다시 생각해도 그 남자에게 돌아갈 수 없다고 한다. 그렇게 사귀었기에 연봉만 높아졌지 다시 또 그 지긋지긋한 사랑을 하고 싶지 않다고 말을 한다. 내게 커다란 귀감이 되는 얘기가 아닐 수 없었다.
중요한 것은 여기서 그 '미묘한 감정' 때문에 흐지부지한 오래된 추억이 바로 정리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사랑은 그 감정에 속아서 놀아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묘한 감정'은 되게 사람을 현혹시키는 경우가 많다. 참된 사랑인지 잘못된 메시지인지 혹은 가식적인 메시지인지 어장관리용인지 잘 파악해야 할 것이다.
미묘한 감정은 정말로 사랑일까? 너무 감성적에 이끌려서 이성적으로 아무리 생각해도 말도 안 되는 짓을 선택해야 하는 것일까? 어쩌면 그 게 드디어 나타나게 된 이상적인 사랑이라고 해야 하는 것일까? 애인이 있는데도 잘해주는 데 끌리는 것. 싫은지 좋은지 도저히 분간이 되지 않는데 왜 이렇게 설레이고 흔들려 본 경험이 있는가? 그간 맛 보지 못했던 색다른 야릇한 접근 방식. 애인이 있는 사람으로써 더 지켜야 하는데 그 지켜야 할 도리를 넘어서게 되는 위험천만한 인연.
사회적으로 손가락질 받기에 그래서 은밀하게 만나는데 더 떨리기 마련이다. 그래서 그 감정은 이렇게 여길 것이다.
'실제로 내가 그 사람을 이렇게 좋아하는 것인가?'
워낙에 심장떨리게 두근두근 만나니 더 애착이 깊은 것이다. 마치 로미오 줄리엣이 만나지 말아야 한다고 했건만, 희곡 속에서 겨우 5일간의 사랑을 죽음으로 치닫을 정도로 깊게 한 것이다. 남들이 하지 말라는 것은 더 하고 싶은 욕구가 나기 마련이다.
* 은밀한 만남이 더 설레는 이유
: 남에게 몰래 들키지 않게 만나기에 심장 더 떨리게 된다
-> 오해해서 그 사람을 더 좋아하게 되는 요소
굳이 그와 결혼을 하지 않는다면 다른 이성을 잠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것도 꽤 현명한 선택이다. 기회의 장을 적극적으로 살리지 못하는 단편적인 삶을 살다가 후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애인 외 다른 이성을 만나야 하는 이유
: 더 다양한 많은 이성을 알고 지내는 것 -> 다양한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것
(단, 사귀어서는 안 된다)
기존 이성과 별 짜릿함이 없었던 사람이라면 갑자기 다가선 이 미묘한 감정의 새 사람에게 호기심이 가기 마련일 것이다. 필자는 사랑의 실타레를 얽히기는 것을 강요하지 않는다. 하지만 보다 현명한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때로는 다른 미묘한 감정의 기회를 주는 것은 의미가 있는 일이다. 훗날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또한, 꼭 미묘한 감정의 대상과 인연이 아니라 아는 지인으로 지내도 언젠가는 필요한 사람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