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장. 둘만의 추억거리 / 1) 함께한 놀이
현대물로 따진다면 사랑의 고전이자 많은 특히나 국내 드라마 작가에게 영향을 준 영화 '러브스토리'다. 뻔할 뻔의 내용인 빈부격차와 병으로 숨지게 되는 연인의 사랑을 진부하게 연출했다는 평도 있음에도 가슴 찡하게 오랫동안 추억으로 남는 작품이다, 내용은 여주인공인 알리 맥그로우(제니퍼 카비레리)가 백혈병으로 곧 죽게 되고 이를 그저 사랑으로 받아들이는 남자 라이언 오닐(올리버 바벳 4세)이 있다.
시한부의 삶을 사는 이에게 해줄 것은 과연 무엇이랴? 병을 고쳐줄 수 있는 거 외에는 어쩌면 별 의미가 없지 않을까? 아마도 그 시간 속에서 가장 들어 줄 수 있다면, 평생 가슴 속에서 사랑할 수 있게 좋은 추억거리를 마련해주는 게 아닐까? 이 세상 영화 속 주인공처럼 그녀를 만들어 주며, 가슴 한 켠에 남자는 그 영화를 머릿속에서 필름 한 자락 꺼내서 상영을 한다면 이 보다 값진 선물이 있으랴?
그렇게 둘은 눈 내리는 벌판에 나가 어린아이들처럼 나가서 뛰어 논다. 내리는 눈 밭 속에서 그들은 눈사람도 만들고 눈을 모아서 입으로 넣어 먹기도 하고 서로 눈싸움도 하고 눈밭에서 뒹구르며 수영하듯이 뛰어논다. 누가 보면 너무 정신 나간 사람들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이 추억은 둘만의 소중한 시간이다. 얼마 후 헤어질 연인에게 모든 걸 다 바칠 수 없지만 최선을 다해서 세상의 추억을 선사하고 있다. 아마도 이 둘에게 있어서 눈 내리는 풍경은 마지막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더 신에게 감사히 여기면서 뛰어노는 것이다. 더는 이렇게 이 세상 아름다운 놀이를 할 수 없기에 그들은 어린아이처럼 동심으로 돌아가 마지막이 될 놀이를 즐기는 것이다. 굳이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마지막이기에 최선을 다해 이 세상의 추억거리를 즐기기 그지없다. 아니 어쩌면 한없이 누려야 할 시간일지도 모른다. 이 세상 마지막 발자국을 남기는 멋진 데이트가 아닐 수 없다.
더는 그 곳에 가면,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할 놀이. 그들에게 있어서 철이 없는 게 아니라 오히려 천진난만한 놀이다. 이 들의 눈밭에서의 추억. 보는 이로 하여금 사랑스러운 연인의 모습이자 아쉬운 마지막 모습이 동시에 떠오르게 만든다. 두 주인공의 지금 마음은 감동적이지만 애써 아쉬움을 절재하면서 드러내지 않는 한도에 최고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이미 주어진 환경은 비극일지언정. 그러한 슬픔은 모두 다 떨쳐내고 지금 이 눈 내리는 순간만큼은 그런 아픔을 다 잊을 수 있게 만들게 된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어쩌면 영원할 거 같은 시간이며, 그들에게는 병도 없고 아픔도 없고 비극적인 상황도 없다. 오로지 행복한 공주와 왕자처럼 세상을 누리는 모습이다. 비록 조촐한 면적에 하이얀 눈 밭의 공주와 왕자만이 살고 있는 나라이지만, 그 어느 나라보다 가장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이자 사랑이 깊고 넘치는 나라일 것이다. 그들만의 놀이는 그 작은 나라의 축제의 의식마냥 행해졌을 것이다. 그러한 의식이 있기 때문에 그들의 사랑을 다시금 점검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고 그로 인해서 더 추억거리 영상으로 기억되는 것이다. 그들에게 있어서 마지막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부정적이 아니라 최대 긍정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일상도 그들에게 있어서 한자락 축제로 그리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남들이 보기에는 그저 그러한 놀이일지언정 그들에게 있어서 조촐하지만 기쁜 페스티벌이다. 비록 돈이 드는 축제는 아니겠지만, 진심어린 마음이 담긴 축제를 즐기는 것이다. 둘 만의 추억을 위해서 하늘이 도왔고 그들은 그 풍경 아래서 마음껏 자유를 누리며 놀이를 즐기는 것. 이것이 진정한 둘만의 놀이이자 평생 함께 기억될 아름다운 사랑의 흔적이 아닐까?
혹시나 무미건조하고 싸늘한 연인의 사이라면 다시 예전의 자주 즐긴 그 놀이를 하는 것이 좋다. 정 예전의 즐기던 놀이가 무엇인지 모르면 주변의 추천을 받으면 나을 것이다. 남들이 보기엔 정신이 나간 것처럼 보이지만 진정 사랑에 빠지면 미치는 게 아닐까? 필자는 한 때, 시청광장에서 시청역으로 비오는 날 우산을 쓰면서 희한한 광경을 봤다. 남들은 비가 와서 비를 피해 우산을 쓰던지 우산이 없는 이는 이리저리 뛰어다니기 바빴다. 그러는 가운데 한 연인이 비를 맞으며 우산도 바닥에 놓은 채 입을 맞추고 있는 게 아닌가? 뭐 우산을 함께 쓰다가 팔짱도 끼고 스킨쉽이 극적인 분위기로 고조되자 주체하지 못하고 입을 맞추다 보니 비 맞는 것조차 느끼지 못하고 장소와 주변 시선을 아랑곳 하지 않게 한 것이다. 그저 그들의 삶 속에서 한 편의 단역으로 지나간 나에게도 커다란 부러움을 선사한 찡한 장면이다. 남들은 바쁘게 교통편을 이용하려고 분주하지만 그들은 가만히 서서 여유롭게 비를 맞으며 입 맞추는 모습에서 진정한 설레임을 배웠다. 어쩌면 저런 쇼를 하는 거 자체가 약간 미친 거 아닌가? 꼭 저렇게 티를 내고 싶은가? 할 것이지만 결코 그런 마음보다는 둘은 진정 사랑하기에 미친 것으로 본다. 그러니 나름 그들만의 놀이가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여기는 아무런 조건이 없다. 그래서 더 순수하다. 마치 어린아이들처럼. 여기서 조건이 붙는다는 것 사랑이 아니다.
* 로맨틱한 연애 = 세상 가장 재미난 어른들의 순수한 놀이 (조건이 없는)
* 조건있는 만남 = 세상 가장 추악한 어른들의 음탕한 놀이 (조건이 있는)
연애를 뜨겁게 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이것은 결코 노동이 아니다. 봉사도 아니다. 도리어 시간과 돈을 들여서라도 챙기는 업무일지도 모른다. 이유인즉 사랑은 어른들이 어린아이처럼 즐길 수 있는 일종의 유일한 놀이가 아닐까? 그래서 사랑하면 유치하고 사랑하면 애처럼 징징되고 쉽사리 토라졌다가 화를 풀기도 하다. 질투심유발에 민감하며, 그저 잘해주면 기뻐서 날 뛰는 어린아이와도 같다. 그래서 사랑은 놀이를 즐기는 어린아이와도 같은 어른들의 미친 짓이다. 그러한 미친 놀이를 해야 할 것이다. 그 게 사랑이고 진정한 마음의 표현이다.
사랑하는 자와 함께 있다면, 아니 사랑하고 싶은 사랑과 함께 하고 싶다면,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때론 정신 나가게 미치도록 어울려 노는 것과 좋다. 그래서 그 젊은이들 사이에 발달이 된 게 바로 '클럽'이 아닌가 싶다. 물론 '클럽'은 20~30대의 최고의 놀이터이기도 하지만 이는 미친 짓을 해도 허용이 되는 은밀한 공간이자, 춤을 즐기고 술을 즐기며 새로운 이성에게 다가설 수 있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 곳에서의 만남은 그리 자연스럽거나 로맨틱하지 않아서 하나의 거품으로 지나치는 경우가 있지만, 중요한 것은 어른들도 그러한 미친 놀이문화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마치 어린아이처럼 뛰어 놀고 싶은데 사회적인 지휘나 명분아래 그렇게 될 수 없어서 눈치를 보는 것이다. 그렇다고 놀이터에서 아이들처럼 놀 수가 없기에 다른 게 노는 것으로 보인다. 제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가슴 한 구석에 어린아이와 같은 연약함이 누구나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젊은 성인이 즐기는 술 문화와 클럽에서 정신 놓고 노는 게 거친 놀이라고 한다면 사랑은 부드럽고 로맨틱한 놀이라고 할 수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그 묘한 감정에 어린아이처럼 순수해지며 처음 손만 잡아도 떨리우기 마련이다. 문자 하나에 싱숭생숭하며, 데이트를 기다리면서 조마조마 하는 것이다. 이게 바로 순수하고 부드러운 놀이가 아닐까? 그러한 놀이를 무미건조가 아니라 보다 강하게 미쳐보는 게 좋다. 일상에서 찌들었다면 사랑을 하라고 권하고 싶다. 사랑은 그 어떠한 에너지보다 강하다. 삶의 활력이 되기 때문이다. 신이 위대한 생명의 탄생을 하게 하는 원초적인 발생이기에 더 묘한 감정이 발휘가 되는 것이다.
사랑은 즐기는 것. 그리고 누리는 것.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놀이다. 그리고 그 놀이를 이제는 좀 더 열정적이고 강렬하게 부딪혀야 할 것이다. 이 세상에 오직 둘만이 고유하게 지니는 놀이를 만든다면, 그 어떠한 장면보다 짜릿하고 찡할 것이다. 사랑하는가? 그렇다면 둘만의 놀이를 만들어야 할 때다. 만일 싸워도 그 추억거리가 강해서 다시금 만나고 싶을 정도로....
* 러브스토리 (주인공 남녀가 서로 아이처럼 눈에서 노는 장면)
https://www.youtube.com/watch?v=t6MXVWyV16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