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비 Nov 30. 2020

말 많은 한계의 이유

주저리대는 나의 글쓰기


글을 쓴다는 건 어려운 일임을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작년부터 글을 매일 쓰기로 하였고

매일의 일상을 노트에 기록하였다.

어느 때는 눈을 감고,

어느 때에는 휴가 간 곳의 숙소에서,

다들 자는 데 시뻘건 눈을 부릅뜨고 흐릿한 조명 아래에서,

어느 때에는 술 한잔 옆에 끼고 하루의 얼마 남지 않는 시간을 부여잡고,

어느 때에는 가족들 다 자는데 스탠드 조명 아래 지친 몰골을 가지고,

잘 깎인 연필로, 검정 똥이 잔뜩 묻는 모나미 펜으로. 때론 잡히는 대로.

 기록은 시간을. 공간을. 기억을 잡아 노트에 하나의 부호로 완성되었다.

그렇게 6개월.


다음은 블로그에 글을 쓰기

내 맘대로 글을 썼던 노트와는 차원이 달랐다.

몇 번의 글을 수정하고, 맞춤법 검사를 해서야 글을 올릴 수 있었다.

더 많이 지친 몰골이 화면 가득했지만 여러 가지 주제로 여유도 부리기도 했었다.

기록은 화면에, 손가락을 두드리며, 한 가지 필체로 가득한 노트보다 더 다양한 필체로,

기록은 하루를. 일상을. 이미 지나가버린 시간들을 잡아 블로그에 저장.

그렇게 또 6개월,


이제는 브런치

나의 브런치는 지친 삶에 희망이 되었고

라이 킷 숫자에 가슴이 떨렸으며 얼마 되지는 않지만 므흣함으로 충만하였다.

나 스스로 칭찬해주었지만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수정하고 고치기를 거쳤으며. 맞춤법과 다음날 또 발견되는 오타와 맞지 않는 글과

싸우며 에너지의 많은 부분들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렇게 3개월이 또 지났다.


하지만 나의 삶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소중한 기록들을 위한 시간들이

작금의 사태를 돌이켜 본다면 그 약속은 이미 흐릿해졌고

다시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것은 추억의 단편이 되어버렸던 것.


멈췄다.

급박하게 수일 내에 반드시 끝내야 하는 일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그 일이 바로 나의 한계에 부딪치게 만들었다.

내 모든 것을 다 멈출 정도로 힘들고, 어려운 것이었다.

난생처럼 나의 모든 것을 포기하게 만들 정도로 나를 시험에 빠지게 하였다.

하지만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는 말이 있듯이 한계의 상황은 끝을 보이고 있고 안도의 숨을 글로 뱉어내고 있다.


멈추고 다시 시작한 건 잘한 일이다.
힘들면 멈춰야 한다.



글을 통해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글을 매일 쓴 다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내가 원하고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 내가 앞으로 꿈꾸는 미래는 어떤 삶인지?

글을 통해 질문하고 또 질문한다.


은  기록이며

기록 세상을 바꿀 수 있다.


혜경궁 홍 씨의 한중록

김구 「백범일지」

안네 프랑크 「안네의 일기」

레이철 칼슨의 침묵의 봄

알렉스 헤일리의 뿌리 처럼

그 외에도 수많은 글들이 세상을 바꾸었다.


나도 글이라는 새로운 싹을  틔워

희망을 기록하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 영혼을 채운 닭볶음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