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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오후 5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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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비 Feb 09. 2021

 빛

놓아버림

빛이 좋다.

게으름 피우다 빛이 스러지기 전 길을 나섰다.

오후 5시,

내 발걸음에 내가 놀랄 정도로

숲은 고요하다.

고요해짐에 동화되기 위해

조용히 걷는다.


산 아래쪽으론 어둠이 들기 시작했다.

빛이 남아 있는 언덕을 올랐다.

빛으로 나무도, 흙도, 돌멩이도 황금빛으로 반짝인다.

내가 찾고 헤맸던 금은보화가

오후 5시 숲에 가득했다.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야생의 민낯에 태초부터 이어져온 빛이

쏟아져 들어왔다.

너무 강렬하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다.


모두 내려놓는다.

어둔 세상에 불안함,

삶에 집착. 욕심 등등

내가 온전히 내가 되지 못한 것들을 다

놓아준다.


그저 따사로운 햇살만으로 충만하다.

아무것도 얽히지 않은

태초의 나로 돌아간다.


"우리 마음속 무의식에는 '내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을 나는 이미 알고 있다'라는 진실이 있다. 이 진실은 저절로 생겨난다  -데이비드 호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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