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도에는_해녀가_산다_13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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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명칭은 최남단방어축제다. 모슬포항 앞바다에서 마라도·가파도 사이를 잇는 바다는 물살이 무척 거세어 방어·옥돔·자리돔 등 다양한 물고기가 살아가는 황금어장이다. 여러 어종 가운데서도 모진 바람과 물살이 거센 겨울 바다를 헤엄치느라 몸집이 커지고 살이 단단해진 방어는 이때가 제철이라, 축제를 열어 전국의 미식가들을 불러 모으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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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회가 가장 맛있는 시기는? 찬바람이 볼을 스치는 12월 중순부터 1월 말이다. 인터넷으로 검색해 주문하면 다음날 도착한다. 5킬로까지를 소방어, 5~8킬로 정도를 중방어, 9킬로 이상 되는 대물을 대방어·특대방어로 분류한다. 대방어는 킬로당 2만 원, 특대방어는 킬로당 3만 원 정도다. 황재수산·영성수산·동성수산은 가파도 주민들이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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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축제장과 방어맨손잡기 행사를 구경한 다음 황재수산에 들렀다. 특대방어들이 수조에서 유유히 노닐고 있었는데, 크기도 크기지만 배의 볼륨이 어마어마했다. 사람들이 벌떼처럼 달라붙어도 남을 듯했다. 10킬로 정도로 보이는 특대방어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니 30만 원이란다. 4명이 나누어 먹을 거라 했더니, 그 방어를 해체해 일부를 덜어낸 다음 회를 떠서 바로 먹을 수 있게 보내준단다. 6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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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도에 처음 왔던 작년 12월, 매일 밤 방어회 파티였다. 어부들이 배로 잡으면 중방어 또는 대방어다. 낚시고수들이 가파도 앞 바다에서 건져 올리는 것은 소방어에 불과하지만 두세 마리만 잡아와도 서넛이 둘러 앉아 접시를 비우기엔 알맞다. 팔딱팔딱 뛰는 고기를 막 잡아 회를 쳐놓으면 기름지지 않고 쫀쫀해 목 넘김이 정말 좋다. 오늘도 ‘블루’의 고수들은 낚싯대와 뜰채를 어깨에 둘러메고 방어를 건지러 나아갈 것이다, 유유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