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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도에서_읽는_마티스×스릴러

by 배경진

설 명절에다 풍랑주의보 등으로 이제야 책이 손에 들어왔습니다. 박산호 작가님, 이 먼 곳까지 책을 보내주어 고맙습니다. 오래 기다린 만큼 반가움은 곱절입니다. 내가 가파도에 와 있다는 사실이 새롭고, 작가가 새 소설을 써서 신간이 나왔다는 사실도 새롭습니다. 마티스의 그림을 고르느라 숙고하고, 고른 그림을 손에 넣고자 애쓰고, 손에 넣은 그림을 마주하고 대화를 하였을 시간들. 부럽기조차 했습니다. 마티스의 그림 <구르고 남작 부인의 초상>을 두고 작가는 어떤 이야기를 풀어나갔을까? 미술에 문외한인 기준과 미술광인 아리의 이야기는 너무 쫄깃해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어버렸습니다. 책의 갈피갈피마다 과즙처럼 팡팡 터지는 작가의 유머에 입안이 상쾌해지고, 아껴 읽을 걸 하는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작가의 말>로 마무리했습니다. 소설에 흔치 않은 올컬러, 마티스 블루로 통일한 북디자인, 원화에 가까운 컬러를 구현한 인쇄, 손에 착 감기는 판형… 작가는 서재에 세워놓고 싶은 ‘아름다운 책’ 한 권을 보유하게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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